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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명절, 스트레스 아닌 쉼이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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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현 통신원 입력 2024.09.1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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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휴에는 가족 간 ‘공감 대화’ 어떠세요?
류지현 박사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서로를 공감해 주는 대화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한다.

기고: 류지현 박사(심리학 / ‘RESPECT 공감 대화’ 전문가) 


‘민족 최대 명절’ 한가위다.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수확의 기쁨과 정을 나누는 시간이다. 아일랜드 속담에 ‘사람은 서로의 쉼터에서 산다’라는 말이 있다. 상호 의지하고 타인의 지지와 사랑 속에 살아간다는 의미다. 세상살이에 지치고 피곤할 때 가족의 격려를 받으며 위로와 안식을 찾는다는 뜻이다. 다가오는 한가위가 가족과 함께하는 쉼 같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명절이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이가 많다. 음식을 잔뜩 준비해야 하는 어머니와 며느리는 물론, 결혼 적령기를 넘긴 사람들, 취업 준비생, 공부하는 학생도 부담이다. 세대 간 갈등이나 형제자매 간의 크고 작은 다툼도 명절을 무겁게 만드는 요소다. 그렇다면 ‘명절 증후군’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명절의 본래 가치는 가족이 함께 모여 서로의 삶을 공유하며, 사랑을 바탕으로 유대감을 더욱 깊게 다지는데 있다. 그러나 가족 간에는 너와 나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서로의 문제를 마치 자신의 문제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가족이 힘들어하면 나 역시 불편해지고, 그로 인해 말이 거칠어지면서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상대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조언조차 오히려 반감을 사거나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가족 간의 원활한 소통이 어려운 이유는 서로가 너무 가깝기 때문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평정심을 잃기 쉽고, 속상한 마음에 지지와 격려가 필요한 사람에게 오히려 화를 내거나 핀잔을 주게 된다. 그 결과 가족 간의 유대감이 약화하고 관계가 소원해질 수 있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에게 잘해주고 싶고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종종 자신도 모르게 삐딱한 말이 나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는 한다. 자존심 때문에 더 심한 말을 하거나, 후회하면서도 사과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실수를 깨달았을 때 먼저 사과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과는 상대의 아픔을 외면하는 것보다 백 배 더 용기 있고, 지혜로운 선택이다. 사과한 후에는 상대의 입장과 관점을 생각하고, 차분히 자신의 말을 정리해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관계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즉 서로를 공감해 주는 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오랫동안 형성된 언어 습관과 가족 내 문화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누구나 공감과 존중을 원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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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은 연습이 필요한 능력

저서 <공감은 지능이다>에서 자밀 자키 박사는 “공감은 인지적 비용이 드는 행위”라고 설명한다.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감정이 아니라, 의식적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라는 뜻이다. 인지적 비용이 든다는 것은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려는데 인지적 자원과 시간을 써야 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공감은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연습을 통해 키워야 하는 실천이다.


■ 공감의 세 가지 형태

공감에는 △정서적 공감 △인지적 공감 △행동적 공감 등 세 가지 형태가 있다. 정서적 공감은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그 감정을 반영해주는 것이다. 상대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그 내용을 요약하면서 그가 느꼈을 감정을 찾아 표현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명절에 오랜 시간 버스를 타고 내려오느라 불편해하는 아이들에게 “운전도 안 했으면서 뭐가 힘들어?”라고 말하기보다는 “차가 많이 막혀서 힘들었지? 지루하고 답답했을 거야”라고 그들의 감정을 알아봐 주는 것이 정서적 공감이다. 


인지적 공감은 상대의 입장과 관점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몇 년째 취업 준비 중인 조카를 생각해보자. 조카는 누구보다도 취업을 간절히 원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많은 스트레스와 압박을 겪고 있을 것이다. 가족들의 염려를 알기에 명절 때 어른들을 만나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 될 수 있다. 


이때 단순히 결과를 묻기보다는 조카의 입장에서 그 마음을 헤아리고 응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 취직할 거니?”라는 질문 대신 “취업 준비하느라 정말 고생 많겠구나. 얼마나 애쓰고 있니?”라고 말해주는 것이 인지적 공감이다. 상대방의 기대와 노력, 긍정적인 면모를 알아주고, 그 의도를 이해하려는 자세가 바로 인지적 공감의 핵심이다.


행동적 공감은 상대방의 감정을 반영해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물어보고, 그에 맞는 도움을 주는 것이 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취업 준비 중인 조카에게 용돈을 주면서 응원해 주는 것이 행동적 공감의 한 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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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 대화법 실천하기

명절을 맞아 공감을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대화 방법을 제안한다. 다음은 시댁에서 돌아오는 길에 아내와 남편이 나눈 대화를 예로 들어본 공감 대화법이다.


아내가 “어머님은 관절도 안 좋으신데, 왜 음식을 그렇게 많이 만들어서 며느리까지 힘들게 하시는지 모르겠어. 우리도 직장생활 하느라 피곤한데, 전을 그렇게 많이 부쳐야 하는지 정말 스트레스야”라고 하소연할 때, 남편이 “당신이 어머니를 좀 이해해” 혹은 “일 년에 한 두번 있는 명절인데 뭐가 그렇게 힘들어? 그렇게 힘들면 안 하면 되지”라고 퉁명스럽게 답하면 갈등이 커질 수 있다. 이럴 때, 다음과 같은 공감 대화를 시도해보자.


상대방의 말 반영하기: “당신 말은 어머니도 며느리도 덜 힘들게 음식을 간단히 했으면 좋겠다는 거구나”라고 반영해 주는 것만으로도 공감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상대방의 감정 알아주기: “직장 일도 힘든데 명절 준비까지 하느라 정말 많이 지쳤겠어. 어머님이 몸이 안 좋으신데 음식 준비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것을 당신이 보는 것도 안타까울 것 같아”라고 상대 입장에서 감정을 이해하고 이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바람과 기대 인정하기: “당신은 어머님 건강도 걱정되고, 다들 힘들지 않게 명절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던 거구나” 이렇게 상대방의 진정한 의도를 알아차리고 표현해 주면 대화를 더욱 깊이 있게 이어 갈 수 있다.


상대방의 긍정적 특성 찾아주기: “당신은 일을 간단하고 합리적으로 처리하고 싶어 하고, 어머님 건강까지 세심하게 챙기려는 배려심이 있네”라고 상대방의 좋은 특성을 확인해 주는 것도 공감이 될 수 있다.


상대방의 노력과 과정 인정해주기: “명절 음식 준비하느라 정말 애썼고 어머님 건강까지 챙겨줘서 고마워. 당신 덕분에 명절을 잘 보낼 수 있었어. 이렇게 신경 써줘서 정말 고마워” 따뜻한 격려와 감사의 한 마디가 상대에게 큰 힘을 준다. 


상대방의 마음 물어봐 주기: “어떻게 하면 당신이 원하는 대로 명절을 보낼 수 있을까? 당신은 어떻게 하고 싶어?”라고 의사를 묻는 것은 상대의 의견과 선택을 존중하는 태도이다. 이렇게 물어보면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며 해결책을 찾을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상대방을 신뢰하고 응원하기: “당신이 말한 대로 하면 좋을 것 같아. 당신은 항상 상황을 잘 판단하고 처리해 왔으니 앞으로도 잘하리라 믿어. 당신이 있어서 정말 든든해”라고 말하는 것은 상대방의 판단과 능력을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공감 대화를 실천하면 상대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관계가 더 친밀해질 수 있다. 비록 예시에서는 아내의 상황으로 들었지만, 아내가 남편에게도 동일하게 공감 대화를 나눈다면 남편 역시 용기를 얻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 공감의 방식은 단순히 부부 관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가족 간에도 이런 대화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다면 명절이 더 따뜻하고 행복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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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도를 품은 정신 ‘공감’

공감은 나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감정과 입장을 생각하며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공감은 반드시 연습이 필요하고 노력하면 실천할 수 있다. 성경에서도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황금률을 통해 공감과 존중을 강조하고 있다.


엘렌 화잇 여사는 <재림신도의 가정>에서 ‘그리스도의 정신을 품은 자들은 가정에서 예의를 갖추고, 사소한 일에서도 박애의 정신을 나타내게 될 것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주위의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을 잊고 다른 사람을 돌보는데 마음을 쏟게 된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맺는 열매’라고 강조했다. 


이런 메시지는 가족 간에 사랑과 배려를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우며, 자신의 입장보다 다른 사람의 입장을 돌보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맺는 열매임을 보여주고 있다.


어느새 한가위다. 드높은 가을 하늘과 선선한 바람 그리고 하나님께서 주신 풍성한 음식을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나누며, 서로 공감하고 존중하는 명절을 보낸다면 그 순간이야말로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런 시간이 쌓일수록 우리 가정은 더 따뜻하고 화목해지며, 그곳이 곧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는 작은 천국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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