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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의 interview-e] 뇌성마비로 태어났지만... 중곡교회 배찬원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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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wisdomble@kuc.or.kr 입력 2024.08.0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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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지 돌리는 일은 내 삶의 희망”
배찬원 집사는 “전도지 돌리는 일은 내 삶의 희망”이라며 활짝 웃는다.

동중한합회 중곡교회에 출석하는 배찬원 집사는 전도지 돌리는 일을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그런데 그가 전도지를 돌리는 모습을 몇 번이라도 본 사람은 한 번쯤 고개를 돌려 다시 쳐다보게 된다. 두 발로 서 있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 휠체어에 앉아 힘겹게 팔을 뻗어 손에 쥔 전도지를 행인들에게 내밀기 때문이다. 무심히 지나치는 사람이 훨씬 많지만, 이따금 그가 건네는 ‘종이’ 한 장을 받아 가는 사람도 있다. 


그는 뇌성마비로 평생을 살아왔다. 태어날 때 난산으로 뇌에 산소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서란다. 보통의 사람들은 여간해서 생각하지 않는 특별한 사고다. 갑작스런 사고를 당해 몸에 장애를 갖고 사는 이들도 절망 가운데 살 수밖에 없다. 그런데 태어날 때부터 평생 불편한 몸으로 살아가는 일은 보통 억울한 일이 아니다. 그런 그가 어쩌다 전도지 돌리는 일에 이렇게 열심을 내고 있는 걸까? 


■ 제대로 배워야 제대로 믿을 수 있다

천주교도였던 그가 재림교회를 접한 지는 꽤 오래됐다. 여섯 살부터 서른다섯 살까지 경기도 광주의 삼육재활센터에 다녔다. 고3 성경 수업 시간에 목사님이 다니엘서를 가르쳐 줬는데 그때 재림기별을 알게 됐다. 


이후 삼육직업훈련원에서 만난 목사님에게 성경을 자세히 배웠다. 목사님은 천주교를 10년 넘게 다녔으니 <오늘의 신앙>부터 차근차근 배우자고 제안했고, 1992년 침례를 받았다. 집에서는 난리가 났다. “왜 하필 이단교회냐. 그럴 거면 집에 들어오지도 마라”고 하셔서 한동안 재활원 기숙사에서 지낼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흘러 2013년 목사님, 청년과 학생 10여 명이 강원도 양양으로 전도회를 갔다. 멤버들은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기도하고 전도지만 나눠주면 돼요”라며 용기를 줬지만 그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 같은 사람이 주는 걸 누가 받겠어?’라는 생각이 컸다. 결국 일주일 동안 20장도 나눠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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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는 우리에게 주어진 만능열쇠다

다시는 안 가려고 했지만 방학 때마다 같이 가자고 해서 자기도 모르게 참석하게 됐다. 그런데 신기하게 기도를 하고 전도지를 건네니 받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마음에 변화가 찾아왔고 하루에 50장, 100장씩 나눠줄 수 있는 담대함이 생겼다. 배 집사는 “전도는 한 번 하기가 어렵지, 계속 시도하다 보면 재미도 있고 내 믿음이 성장하는 걸 경험할 수 있다”며 다 같이 그 기쁨을 경험해 보길 권했다.


그때 같이 활동하던 팀이 ‘히즈핸즈’인데 일요일마다 구역을 정하고 전도지를 분급한다. 그때마다 ‘그래, 내가 이걸 빨리 돌려야 예수님이 오시지’라는 생각으로 한 시간 반 정도 전도지를 나눈다. 그는 “이것 때문에 내가 사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가 전도지를 전하는 일은 단순한 용기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박현우 수석집사는 “형님은 일반인이 쉽게 할 수 있는 일도 엄청난 힘과 에너지가 소모된다. 단 위에서 간증을 하거나 말씀을 전하고 내려오면 옷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다. 날이 더운 날에는 전도지 분급을 하고 들어와서 냉면그릇으로 물을 한가득 마신다. 그의 일상이, 그의 하루하루가 도전인 동시에 하나님의 은혜라 여겨진다. 형님이 이 땅에서는 장애를 갖고 살고 있지만, 이 시간이 오히려 더 복이 될 것”이라는 말로 용기를 북돋웠다. 


■ 전도지 돌리는 일은 삶의 유일한 희망이다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몸이 많이 안 좋아져 몇 년간 전도지를 돌리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던 중 교회 동생이 “형, 요즘 전도지 안 돌리지? 그래서 아픈 거 아니야?”라고 물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다시 전도지를 돌리면서 신기하게 몸이 덜 아프기 시작했다며 “그때 전도지 돌리는 일이 나를 살리는 힘이고 내 삶의 희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고백한다. 


하루는 집에서 가까운 어린이대공원에 가서 바람을 쐬고 있는데 어디선가 “집사님~”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누군가 어깨를 툭툭 쳤다. 함께 활동하는 히즈핸즈 멤버였다. 그는 배 집사를 보자마자 “전도지 돌리러 나오신 거예요?”라고 물었다. 그때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내 행동이 하나님께 기쁨을 드릴 수도 있고, 기쁨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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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지를 나눠줄 때마다 자주 마주치던 분이 계셨는데 그분과 어느새 친해졌어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았고 이사를 가셨다는 걸 알게 됐어요. 몇 달 후 상봉동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그분은 저를 보자마자 ‘나한테 뭐 줄 거 없어요?’ 물으셨어요. 마침 가방에 전도용 책이 한 권 있어서 드렸는데 너무 기뻐하셔서 제가 더 행복했어요”


배 집사는 지금까지도 히즈핸즈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70인전도학교’에도 참여한다. 매주 화요일에는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진행하는 성경공부에도 열심히 참석하고 있다. 전도지를 빨리 돌려야 예수님이 더 빨리 오실 거라 믿는 그는 “전 교인이 안식일에 집으로 가면서 전도지 두세 장씩만 돌려도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전도지 분급에 다소 소극적인 요즘 교인들의 모습을 안타까워했다. 


“지하철을 기다리며 벤치에 전도지를 한 장 놓고 가는 일도 전도입니다. ‘이걸 누가 보겠어?’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래도 한 명은 보겠지’ 하는 마음으로 전해야 해요. 그 다음 일은 하나님이 알아서 하시니 가벼운 마음으로 일단 해 보세요”


그는 “부모님과 여동생이 교회에 데려다주어서 너무 감사하다. 그리고 화요일, 금요일, 안식일 예배에 참석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중곡교회에는 다른 장애인들도 계신데, 작은 교회지만 친밀감이 높고 서로 도와주려고 하는 사랑 넘치는 교회”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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