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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라코리아 ‘사랑의 의료봉사대’ 네팔 봉사체험기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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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5.07.0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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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에 취약한 건물구조,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었던 까닭
둠파카르교회는 두 차례의 강진에 속수무책으로 건물 전체가 완전히 폭삭 주저앉고 말았다.
둠파카르 보건소에서 아름드리 펼쳐진 오솔길을 따라 10여 분 마을로 올라가니 오른편으로 파스텔톤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동화책에서나 보았음직한 예쁜 모습이었다. 마치 수줍은 미소를 한껏 머금고 곱게 단장한 네팔의 새색시를 연상시켰다.  

20여 미터 돌계단을 오르니 하늘색, 노란색으로 채색한 건물이 더욱 확연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그러나 교회는 흉물스럽게 파괴되어 있었다. 폭격을 맞은 것처럼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당초 크게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던 둠파카르교회는 두 차례의 강진에 속수무책으로 건물 전체가 완전히 폭삭 주저앉고 말았다. 보수를 하려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할지 모를 만큼 쉽사리 엄두가 나지 않아 보였다.

교회의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책장 등 그나마 몇 개 되지 않는 집기는 우기의 비바람이라도 피하기 위해 반쯤 남은 양철지붕 아래로 치워놨지만, 정상적으로 쓸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지진이 일어나기 전만 하더라도, 이곳은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이었을 것이다. 성전이 지어졌을 때, 성도들은 기쁨과 감사와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매주 안식일이면 옹기종기 모여앉아 생명의 양식을 나누며 재림의 소망을 가슴에 품었을 것이다. 교회는 지역에 복음의 등대가 되어 진리의 횃불을 환히 비췄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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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지진은 성전의 벽을 무너뜨리고, 성도들의 기쁨을 앗아갔다. 교회는 깨지고 찢기고 쓰러져 더 이상 제 구실을 할 수 없게 됐다. 힘없이 붕괴된 기둥처럼 성도들의 가슴도 무너져 내렸다. 가지가 부러진 나무처럼 상처가 깊게 패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은 서로의 용기를 북돋고, 보듬으며 다시 교회를 재건하기 위한 의지를 곧추세우고 있다.  

이처럼 네팔 곳곳에서는 무너진 가옥과 빌딩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도 도무지 성한 집이 하나도 없을 만큼 피해가 극심하다. 손으로 밀어도 금방 무너질 것 같은 건물이 위태롭게 죽 늘어서 있고, 새끼손가락이 움푹 들어갈 만큼 굵은 금이 가 있는 흙벽돌집이 나무기둥을 지지대 삼아 간신히 버티고 서 있다.

가는 곳마다 초토화된 마을을 볼 수 있다. 산길을 따라 좌우로 길게 늘어선 집과 상점은 모두 만신창이가 됐다. 하루아침에 생활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난민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다. 고개를 돌릴 때마다 힘없이 쓰러진 집과 축사가 뒤엉켜 있다. 이 모든 게 이곳이 얼마 전 지구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진 지역임을 말해줬다.

피해는 도심보다 산간벽지의 가난한 서민에게서 집중됐다.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 이들의 허술한(그러나 어쩔 수 없는) 가옥구조 때문이다. 지진에 취약한 건물들은 강진에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네팔 산악지역 대부분의 가옥은 돌과 진흙을 층층이 쌓아 만드는 구조다. 주변 산이나 바위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돌을 적당한 크기로 쪼개 황토나 진흙으로 허술하게 쌓아 짓다보니 지진에 와르르 무너지며 피해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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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사랑선교회 송해섭 회장은 “산악지역에서는 주로 비(非)보강 벽돌로 지은 집에서 살고 있다. 가난하니까 집을 짓더라도 시멘트를 구할 수 없는 것이다. 시멘트 한 포대가 노동자 하루 일당보다 더 비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시멘트나 콘크리트는 엄두를 낼 수가 없다. 게다가 대부분 산간지역이라 자재비나 운반비 등 건축비용도 생각보다 비싸다. 재해에 취약한 가옥구조로 지어진 주택에 밀집해 살던 주민들이 지진이 일어나면서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진이 안식일 예배시간이 일어나면서 교인들의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집이 모두 파손돼 많은 성도들이 아직도 교회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형편이다. 4월 25일 첫 지진 때 절반가량의 집이 무너지고, 잇따른 여진에 그나마 남아 있던 그만큼의 집이 또 속절없이 쓰러졌다. 교인들은 그날 이후 모두 밖에서 밤을 지새야했다. 건물이 힘없이 붕괴되는 광경을 지켜본 사람들은 깊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아직도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천막에 살고 있다.

이들은 계단식으로 깎은 산비탈에 구호단체가 보낸 천막이나 양철로 얼기설기 엮은 집에서 생활한다. 대나무를 세우고 그 위에 각목을 대 기둥을 만든 후 양철 지붕을 올려 겨우 비나 햇빛을 가리는 정도다. 수도 카트만두에서도 강변둔치나 공원, 학교 운동장, 공공기관 주차장에는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임시로 살고 있는 천막이 길게 줄지어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 할지 기약할 수 없는 지경이다. 끔찍한 재난을 겪은 사람들의 표정에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한 생계의 걱정과 함께 언제 또 다시 지진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공포가 공존하고 있다. 시간이 꽤 흘렀지만, 여전히 주민들의 눈빛에는 두려움이 서려 있다. 망연자실한 표정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내려앉았다.

News_7033_file7_v.png그러나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산악지역의 피해가 훨씬 많다고 한다. 아직도 고립되어 연락이 두절된 사람이 10만 명가량 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여전히 복구는 더디고 느리다. 시골이나 산악지역은 지진 피해가 발생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복구는커녕 구호와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나마 장비도 턱없이 부족해 대부분의 작업은 인력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다. 이동하면서 돌과 흙더미를 일일이 손으로 치워내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마저도 제때 치우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는 게 대부분이었다. 이로 인해 전염병도 염려되는 상황이다.

네팔 정부는 이번 지진으로 90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하고, 재건비용으로 66억6000만 달러(약 7조4400억 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드라코리아(사무총장 신원식)는 SDA의사회(회장 전영명) 등과 함께 실의에 빠진 네팔 국민을 돕기 위한 지원활동을 계속 펼쳐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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