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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엔젤스, 센다이의 눈물을 닦아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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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1.05.2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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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日 동북 대지진 피해자 돕기 위문공연’ 현장
사상 최악의 재난으로 슬픔에 빠진 일본 센다이의 한 시민이 골든엔젤스의 음악에 눈물을 훔치고 있다.
장면 하나 ... 미야코 씨의 눈물
바쁜 걸음을 재촉하던 미야코 씨는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가던 길을 멈춰 섰다.

잔잔하게 들려오는, 그러나 힘 있는 노래에 그대로 몸이 굳는 듯 했다.

눈을 돌려 바라본 무대에는 8명의 젊은이들이 노래하고 있었다.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그 의미를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감성을 자극하는 그들의 음악은 전율을 느끼게 했다. 그들의 음악에는 어느 전능자의 위로와 사랑이 담겨있는 듯 했다.

아직 아물지 않은 대지진과 쓰나미의 상처를 이들의 목소리가 따스하게 어루만져 주는 것 같았다.

문득 한순간에 폐허로 변해버린 이 도시의 아픔이 떠올라 가슴 끝이 저려왔다.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따가운 태양볕 아래서도 미야코 씨는 공연이 끝날 때까지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채 무대를 응시했다.  

장면 둘 ... 어느 엄마의 박수
엄마는 아예 콘크리트 길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자리를 잡았다. 철모르는 아이는 자꾸 엄마의 손을 이끌며 집에 가자고 보챘다. 하지만 엄마는 한사코 조르는 아이를 어르면서 음악에 몸을 맡겼다. 잠시 눈을 감고 이들의 음악에 젖던 엄마의 눈가에 이슬이 반짝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는 칭얼대는 아이의 손에 이끌려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떠야 했다. 집으로 향하며 엄마는 지갑을 꺼내 모금함에 성금을 기부했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마음을 나누고 싶었다.

아이의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엄마는 갑자기 하늘로 두 손을 번쩍 들더니 힘껏 박수를 쳤다. 이 8명의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그만의 아낌없는 존경과 찬사의 표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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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태지회 골든엔젤스 찬양선교단이 사상 최악의 지진과 쓰나미로 상처를 입고 슬픔에 빠져 있는 일본 센다이 시민들에게 하늘의 찬송으로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골든엔젤스는 지난 18일 센다이 시청 앞 시민공원에서 ‘일본 동북부지역 대지진 피해자 돕기 위문공연’을 펼쳤다. 이번 공연은 야마가타교회와 센다이교회가 공동주최하고 아드라저팬의 후원으로 이루어졌다.

공연은 오후 12시와 5시 두 차례로 나뉘어 진행됐다. 골든엔젤스는 매 공연 마다 약 1시간30분 동안 ‘Above all’ ‘Champion of love’ ‘Power of praise’ ‘I feel good’ ‘He will carry you’ 등을 곡을 불렀다.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은 스피커를 타고 흐르는 청아한 음악소리에 가던 길을 멈추고 이들의 공연을 지켜봤다.

서류가방을 손에 든 회사원도, 하굣길의 학생도, 운동을 하러 나온 아저씨도, 애완견과 함께 외출을 나온 주부도, 음악홀에 연주하러 가던 전자기타를 멘 뮤지션도 골든엔젤스의 음악에 눈과 귀를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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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던 연인도, 엄마가 끌어주던 유모차도 무대 앞에 멈춰 섰다. 한 택시기사는 잠시 운행을 멈추고 벤치에 앉아 고개를 끄덕이며 나름의 박자를 맞추었다. 인근 빌딩에서는 창문을 열고 이들의 음악을 경청하기도 했다.

센다이 시민들은 한 곡 한 곡 노래가 끝날 때마다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날 오후 한 방송사에서 이들의 활동을 취재하는 등 지역사회의 관심도 뒤따랐다. 골든엔젤스의 강렬한 찬양에 어떤 이는 눈물을 흘리면서 무대를 지켜봤다.

그것은 단순한 음악의 힘이 아니었다. 찬양의 힘이었다. 그들의 찬양은 어느 웅변가의 설교보다 더 힘 있고 감미로운 메시지였다. 이들의 진심이 담긴 찬양은 뜻하지 않은 거대한 재난으로 신음하고 있는 센다이 시민들에게 평안과 안식을 주는 화음이었다.

때론 거센 파도처럼 몰아치다가도, 때론 사랑하는 이의 달콤한 속삭임처럼 은밀하게 다가서는 노래는 삶의 희망을 잃고 좌절에 빠진 영혼들에게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건네는 재기의 용기를 북돋는 하모니였다.

공연 후 센다이 시민들은 무대 앞으로 달려 나와 골든엔젤스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을 잡으며 깊은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News_5226_file4_v.png히라이 씨는 “이 공연을 통해 지금 고통을 겪고 있는 이재민들이 힘을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이런 음악을 다시 듣고 싶다. 우리에게 정말 좋은 선물이 되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 쓰나미로 사랑하는 가족과 집을 잃었다는 유 군은  “골든엔젤스의 음악이 나의 무뎌진 심장을 다시 뛰게 했다”면서 “재해로 많은 아픔을 겪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여전히 많은 친구가 있다. 여러분도 그 중 하나임을 확신한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거리공연은 해가 서산으로 뉘엿뉘엿 넘어갈 즈음에야 끝났다. 하지만 대원들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떠나는 그들에게 건네는 센다이 시민들의 얼굴에도 오랜 만에 웃음꽃이 피었다.

그날 밤, 어둠을 뚫고 숙소인 야마가타시로 향하는 자동차 안에서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1호기에 이어 2, 3호기도 원자로 내 핵연료가 완전히 녹아 압력용기 바닥에 쌓이는 멜트다운(노심용융)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라디오를 타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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