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물었다] 방법의 문제인가, 인식의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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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한국 교회에서 제자훈련의 중요성은 꾸준히 강조돼 왔다. 그러나 여전히 일선에서는 체감되기에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왜 그럴까? 방법의 문제일까. 인식의 문제일까. 5개 합회 안교선교부장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영남합회 김동섭 목사는 방법과 인식의 문제가 공존한다고 봤다. 예컨대 침례자 수 같은 허수의 ‘허상’에 빠져 실제적으로 건강한 교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김 목사는 “제자훈련의 중요성을 인식한 지도자들이 이 사실을 알고 그간 수많은 시도를 했지만, 재림교회와 선교토양이 다른 교파의 제자훈련 방식 폐해를 경험한 후에도 지속가능한 재림교회의 제자훈련 모델을 개발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동중한합회 유창종 목사는 “어느 하나만을 콕 집어 말하기 어렵다”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각 교회와 목회자마다 나름의 제자훈련은 이뤄져 왔다고 생각한다. 재림교회의 아름다운 유산인 교과공부도 제자훈련의 매우 중요한 한 축”이라고 조명했다.
유 목사는 “여러 가지 제자훈련 교재와 방법이 소개돼 왔고, 많은 교회와 목회자들이 그 시대에 주목받는 제자훈련을 시행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문제는 그저 이론적으로만 활성화됐기 때문에 성도들의 삶으로 연결되기까지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성도들이 모두 자신이 복음의 제사장 직분을 행동으로 옮기는 ‘세 천사’라는 것을 깨닫고 실행하는 실천적 동기부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충청합회 김요섭 목사도 비슷한 맥락의 문제점을 짚었다. 김 목사는 “목회자 자신부터 제자훈련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고, 이에 관한 철학과 고유의 커리큘럼 준비가 없었다”면서 “한국 재림교회는 목회자의 방문과 능력에 의존하는 것이 그동안의 주된 선교 방식이었다. 때문에 제자훈련을 활용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김 목사는 “연합회 차원에서 ‘패스트킷 제자훈련’에 대한 대대적인 세미나도 있었다. 그러나 제자훈련이 교인들에게 마치 성경공부 같은 형식에 그치고, 구도자와 새 신자를 제자 삼는 일까지 연결되지 않으면서 서서히 관심과 열의가 식었다”면서 제자훈련이 일선에서 잘 정착하지 못한 배경을 풀이했다. 그는 “제자훈련에 대한 교회 전체적인 순서를 실시하면서 구도자와 새 신자 나아가 교회 성장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서중한합회 정영규 목사 역시 “우리는 대부분의 교회가 함께 공유하는 제자훈련 과정이 없었다”고 동의했다. 정 목사는 “목회자 개인의 역량에 따라 나름의 제자훈련 과정을 진행해왔고, 그런 다음 인사이동이 발생하면 다시 리셋되는 경향이 있었다”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는 “여기에 그 과정이 전도훈련에 국한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제자훈련은 신자로서 성숙의 과정이라는 인식보다 담임목사의 성경교수 기술을 수료하는 것처럼 인식돼왔던 것이 사실이다. 성경교수에 재능 없는 사람은 관심을 갖기 어려웠고, 신자들 사이에 제자가 제자를 삼는 재생산 과정도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강조했다. 정 목사는 “제자훈련은 전도훈련을 포함해 제자의 삶이 되도록 이끄는 과정이어야 한다. 인사이동에도 불구하고 신자들 간에 서로를 세워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호남합회 김재신 목사도 목회자 인사이동을 예로 들며 한계를 들여다봤다. 김 목사는 “제자훈련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지도자 대부분이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자훈련이 성공적인 사역으로 자리 잡지 못한 까닭은 교회의 환경이 꾸준히 제자훈련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짧은 주기의 인사이동’을 대표적 원인 가운데 하나로 들었다.
김 목사는 아울러 “현재의 시스템에 적합한 제자훈련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라며 “제자훈련에 대한 합의된 과정이 없어서 가는 교회마다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강조는 하지만 성공 사례를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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