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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탄자니아 선교사’ 차성원 목사 부부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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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20.08.10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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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내가 사랑하고 함께할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차성원 선교사 부부는 “그곳에 내가 사랑하고 함께할 사람들이 있으니 가야 한다”며 탄자니아행 비행기에 올랐다.
“왜 가냐고요? 우린 선교사니까요”

짧은 질문에 먹먹한 대답이 돌아왔다. 보내는 이는 사뭇 걱정하며 묻고 있는데, 떠나는 이들은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차성원 목사와 최송화 사모(PMM 10기) 부부가 지난 2일 밤 11시50분, 아랍에미레이트항공 323편을 이용해 선교지인 아프리카 탄자니아로 떠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도 아랑곳 않고, 이들의 발걸음은 다시 ‘검은 대륙’으로 향했다.  

■ ‘코로나 종식’ 선언하고, 진단조차 하지 않는 나라
늦은 저녁시간, 외곽순환고속도로에는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만큼 굵은 장대비가 쏟아졌다. 이내 호우경보를 알리는 경고 문자메시지가 핸드폰에 울렸다. 선교사를 배웅하러 가는 기자의 마음도 그만큼이나 무겁고 흐렸다.

공항은 한산했다. 간간이 흘러나오는 안내방송만이 정적을 깼다. 1층 입국장엔 하얀 방호복을 입은 요원들이 국내로 들어오는 승객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느라 바쁘게 오갔다. 왠지 모를 긴장감이 흘렀다. 그동안 숱하게 오갔던 공항인데, 느낌이 전혀 달랐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그렇게 계속되고 있었다.  

그 시각, 차성원 목사 부부는 수하물을 접수하고 있었다. 일단 두바이로 가서 탄자니아의 수도 도도마로 향하는 비행기로 환승해 다시 그들이 사는 아루샤까지 가는 국내선으로 갈아타야 하는 고된 여정이다. 도도마에서 자동차로 8시간정도 떨어진 아루샤는 탄자니아 3대 도시 중 하나다. 그곳에 그들이 사역하는 북탄자니아연합회가 있다.

“3월 25일 한국에 왔어요. 그보다 열흘 전쯤에 저희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곳에서 탄자니아의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죠. 그 즉시 각급 학교가 휴교에 들어갔고, 도시에는 봉쇄령이 내려졌어요. 북아태지회에서도 일시 귀국하라고 명령하셔서 가족과 함께 들어왔습니다. 어휴~ 그러고 보니 벌써 4달이 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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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돌아가더라도 현지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 아프리카 최빈국 중 하나인 탄자니아는 코로나19에 대해 광범위한 조처를 하지 않은 몇 안 되는 국가로 분류된다. 팬데믹 초기부터 감염의 심각성을 평가절하했던 마구풀리 대통령은 “신이 코로나19를 치유할 거”라며 집단예배를 장려하는가 하면, 진단키트가 염소와 메추라기, 파파야에서도 양성반응이 나타났다며 불신을 조장했다.

정부는 4월 29일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공식 집계를 전격 중단한데 이어 6월에는 급기야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다. 각지에 설치했던 집중치료센터도 모조리 폐쇄했다. 병원에서도 호흡기 유증상자는 아예 접수조차 받지 않는다. 사회적 거리두기는커녕,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축구 리그를 제일 먼저 재개했다. 국제공항도 운영 중이며, 국경 폐쇄 같은 정책도 취하지 않고 있다. 다른 나라처럼 입국자의 자가격리 조치도 없다.

들려오는 소식은 더욱 암담하다. 코로나19 증상과 비슷한 증세로 앓다가 숨을 거두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고,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야밤에 시신을 어디론가 옮겨 묻는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관공서나 병원은 경계가 삼엄해 현지인마저 출입하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얼마 전에는 불과 열흘 사이에 국회의원 3명이 코로나에 감염돼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가느냐고요?
이야기를 듣는 동안, 기자의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왜 가느냐고 물었다. 차성원 목사는 ‘그 질문을 할 줄 알았다’며 빙그레 웃었다. 그는 ‘복귀’라고 표현했다.

“거기가 제 집이니까요. 거기에 제가 사랑하고 함께할 탄자니아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저희는 그냥 해야 할 일을 하러 가는 것뿐입니다. 선교사가 선교지로 돌아가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요?”

부부는 한국에 있는 동안 몸은 편했어도, 마음은 무척 괴로웠다고 했다. 사랑하는 부모님의 따뜻한 품 안에서 안전한 고국의 울타리 안에서 감사한 날들도 많았지만, 선교지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는 가슴을 짓눌렀다. 그들과 끝까지 함께 있지 못하고 자신만 이곳에 와 있다는 게 미안했다. 마치 사람이 죽어가는 전쟁터에서 혼자 도망친 것 같은 자책이 들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도, 안락한 잠자리에 들 때도 ‘그들’이 떠올라 절로 눈물이 났다. 그럴 때마다 지난 시간 동안 자신들을 지키셨던 하나님이 생각났다.

News_10039_file5_v.png“하나님께서 ‘네 수고가 내게 족하다’하시며, 이제 그만하라고 말씀하신다면 ‘네. 알겠습니다’ 하겠어요. 그런데 어떤 위험이 닥쳤다고 해서 ‘하나님. 저는 더 이상 못할 거 같아요’라고 하는 게 너무 죄송해요. 단순히 저희의 안전 때문에 선교지를 돌아선다는 게 스스로 용납되지 않아요. 이 과정 역시 하늘 본향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이들은 자신의 ‘믿음 없음’을 탓했다.

“저희의 믿음이 부족해서 마음이 많이 무겁습니다. 솔직히 불안하고 걱정되는 게 사실이에요.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선교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이동도 자유롭지 못할 테고, 사람을 만나거나 접촉하는 것도 쉽지 않겠죠. 계획한 대로 사역을 할 수도 없을 거예요. 가끔식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그럼에도 가야합니다. 우린 선교사니까요”  

차 목사는 품에 끼고 있던 작은 성경을 폈다. 그리고는 요한복음 14장27절 말씀을 읽었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 전, 제자들에게 축복의 말씀을 주시면서 ‘너희에게 평화의 유산을 위탁한다’라고 권면하세요. 이 말씀 때문입니다. 저는 하찮은 인간이고, 일개 선교사에 불과하지만, 우리를 보내신 이가 그 길에서 친히 함께 하시겠다 약속하시니 그 언약에 의지해 가려합니다. 그러니 이제는 저희의 의지로 가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내신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걸음을 인도하실 것을 믿고, 그분께 모든 걸 맡기기로 했어요”

그럼에도 궁금증이 가시지 않았다. 대체 무엇이 이 팬데믹 상황에서 – 심지어 현지에 있던 사람도 한국으로 나오는 판에 – 이들을 지구 반대편으로 향하게 하는지.

부부는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는 사명, 하나는 사람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예언의 신의 한 구절을 펼쳤다.

‘그들은 용기와 힘과 인내를 가져야 한다. 분명히 불가능한 것 같이 보이는 것들이 저희 길을 막을지라도 그들은 예수님의 은혜를 힘입어 전진해야 한다. 그들은 어려움을 슬퍼하는 대신에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그들은 어떤 일에도 실망하지 말고, 범사에 소망을 가져야 한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비할 데 없는 성품의 금사슬로 그들을 하나님의 보좌에 붙들어 매셨다. 모든 능력의 근원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우주에서 가장 높은 감화가 그들의 것이 되게 하는 것이 그분의 목적하신 바였다’ (3DA, 124)

News_10039_file4_v.png부부는 마지막 시대, 십자가의 고난을 피해 안온한 삶을 살면서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길을 꿈꾸는 건 피해야 한다고 했다. 비록 어떠한 환경과 처지에 놓이더라도 우리가 약할 때 강함 되시고, 믿음으로 온전케 하실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지구촌 복음화의 맨 마지막 주자로서 주어진 사명을 완수하길 원한다고 했다.

“선교지 복귀를 결정한 후, 서로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죽으려고 하면 살 것이요,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라는 말씀을 기억하자고. 지난 시간 동안 우리 가족을 보호하시고, 선대하셨던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생명싸개로 감싸 주실 것을 믿습니다. 주님이 우리와 동행하신다면, 탄자니아는 세상에서 제일 위험한 땅이 아닌, 가장 안전한 선교지가 될 것입니다”

부부가 다시 탄자니아행 비행기에 오른 또 다른 이유는 ‘사람’ 때문이다. 선교지에 남겨두고 온 사랑하는 영혼 말이다. 누군가에겐 피해야 할 절망과 죽음의 땅, 황폐한 아골 골짜기처럼 느껴지지만, 그들에겐 복음을 전해야 할 땅, 여전히 생명과 사랑을 나눠야 할 사람이 있는 곳이었다.

“저희와 정말 친하게 지냈던 카나나(Kanana)라는 목사님이 계셨는데 지난 5월 18일, 그분이 코로나19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때 정말 많이 울었어요. 지금도 코로나 유증상으로 집에서 끙끙 앓고 있는 사역자가 있죠. 오지 마을에서 서로 다른 어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교우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안타까워 견딜 수가 없어요. 선교 현장에서 속속 들어오는 사진과 영상 속에는 고단한 삶에 지쳐 근심하는 교우와 구도자들이 있죠. 그래서 복귀를 더 이상 늦추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 탄자니아 차성원 선교사 후원 계좌
농협 302-0030-4966 91(예금주: 차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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