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대학원 진학 자금 ‘사랑의 고리’에 선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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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2.07.1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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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군 돕기 사랑의 릴레이 전국 곳곳에서 계속
그러나 ‘상의세포종’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한 희귀병에 걸려 아픔을 참아내고 있을 아이를 생각하면 그런 감정마저도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밤, 엄마는 마주 앉은 딸에게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딸은 엄마가 건네는 뜻밖의 제안에 처음에는 당황한 듯 눈빛이 흔들렸다. 하지만 갈등도 잠시. 자신이 무슨 병에 걸렸는지도 모른 채 어두운 병실을 지키고 있을 아이를 생각하니 오히려 엄마의 제안이 고맙게 느껴졌다. 엄마도 그런 마음을 알고 흔쾌히 동의해 준 딸이 대견스럽고 고마울 따름이었다.
그동안 애써 모아온 이 돈을 기부하고 나면 엄마는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고, 딸은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무더위와 싸우며 아르바이트를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
그러나 아픈 아이를 가슴에 품고 눈물로 밤을 지새우며 애타게 기도하고 있을 준혁이 부모를 생각하니 가만있을 수는 없었다. 순간, 십자가에 달려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하나님 하나님 나의 하나님’을 부르짖던 예수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지금 준혁이 부모의 마음이 십자가 위에서 아버지를 향해 기도하던 예수님의 마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낯선 이국땅에서 복음을 전하던 선교사의 어린 아들이었기에 듣는 이의 가슴은 더 저려왔다.
동중한합회 설악지구의 한 교회에 다니는 이영희 집사(가명)는 지난 6일, 아드라 ‘이준혁 군을 돕기 위한 사랑의 계좌’에 300만원을 기탁했다.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곧 대학원에 진학하는 딸의 학자금을 위해 그동안 한푼 두푼 정성스레 모아두었던 돈이다. 그러나 얼마 전 담임목사로부터 준혁이의 딱한 사정을 듣고는 꺼져가는 생명에 희망의 불씨를 함께 돋우기 위해 기꺼이 기부했다.
“어린 준혁이도 그렇고, 그 부모님을 생각하면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어려울까’ 하는 마음에 가슴 한쪽이 먹먹해집니다. 저희가 가진 것은 많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을 나누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결심한 것뿐입니다”
이영희 집사는 인터뷰를 한사코 거절했다. 오히려 “우리가 가진 게 이것 밖에 되지 않아 미안할 뿐”이라며 자신의 선행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극히 부담스러워했다. 서둘러 전화를 끊던 이 집사는 다만 준혁이에게 이 말만은 꼭 전해달라고 했다.
“준혁아! 우리 가족 모두 네가 빨리 낫길 기도하고 있단다. 그러니 엄마 아빠 옆에서 힘내길 바란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실 거야. 씩씩하고 착한 준혁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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