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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라오스 최초 한인선교사 양종갑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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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2.11.0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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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날짜는 있지만, 기약된 귀국 날짜는 없습니다”
라오스 최초 재림교회 한인선교사 양종갑, 박희연 부부. 이들에겐 돌아오는 귀국 비행기표가 주어지지 않았다.
한눈에 봐도 앳돼 보이는 ‘신출내기’ 부부는 지난 2월말에 결혼한 신혼부부라고 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허니문의 단꿈을 포기하고,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요?  

남편의 곁에 앉아 가만히 이야기만 듣고 있던 아내가 눈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물론 생각하지 못한 힘든 부분도 있겠죠. 하지만 저희보다 앞서 해외 선교지에서 봉사하신 분들의 삶을 생각하면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얼마 전 한 선교사님의 경험담을 들었는데, 그분 말씀을 듣고 나니 오히려 저희 앞에 펼쳐질 사역이 정말 기대되더라고요. 우리를 인도하시고 사용하실 하나님의 손길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요”

라오스 최초의 재림교회 한인선교사 양종갑, 박희연 씨 부부. 이들에겐 돌아오는 귀국 비행기표가 주어지지 않았다. 출국 날짜는 있지만, 기약된 귀국 날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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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앞으로 캠퍼스선교를 비롯한 현지 젊은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선교의 접촉점 역할을 하게 된다. 부부가 공부할 라오스국립대는 이 나라 최대, 최고의 대학이다. 우리로 말하면 서울대쯤 된다. 라오스국립대 교복을 입는 것(실제로 라오스는 대학생이 교복을 입는다)이 ‘가문의 영광’이다. 양 선교사 부부는 라오스의 사회지도층과 지식인이 양성되는 이곳에서 은밀히 복음의 씨앗을 뿌리게 된다.

나아가 최근 부쩍 늘어난 재라오스 한인을 위한 선교적 교두보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현재 라오스에서는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한국기업과 투자자들로 인해 한국인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덩달아 한인사회도 부쩍 팽창했다. 이러한 가운데 라오스에 둥지를 틀게 된 이들의 존재감은 라오스 교회에 천군만마다.

라오스대회장 반다니 목사는 “우리에게 한국인 선교사가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된다”면서 “청소년부와 함께 청년선교의 부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어 교육 등 젊은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중심점이 되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라오스에 첫 발을 내딛는 양 선교사 부부에게 “이곳에서 성공하려면 여기 사람들의 문화나 행동을 잘 관찰하고, 이해하고, 알아야한다”면서 “라오스 교회와 별개라고 생각하지 말고, 같이 복음을 전하는 동역자 정신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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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1000명선교사 29기 동기다. 필리핀에서 봉사하던 때만 해도 그냥 ‘아는’ 오빠 동생 사이였다. 그러던 중 귀국 후 동문선교사 활동을 하다 마음이 맞아 교제를 시작했다. 드러나지 않지만 뒤에서 묵묵히 성실하게 주변을 돕는 박 선교사의 모습에 양 선교사가 끌려 청혼했다. 꿈이 ‘선교사’라는 공통분모는 결정적이었다. 프로포즈도 “나랑 선교지 같이 갈래?”였다니 천상 선교사다.

그래도 신혼 초에 해외선교활동을 선뜻 결정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 같았다. 아내의 대답이 단호했다.

“아뇨. 그런 갈등은 전혀 없었어요. 결혼 후에도 선교사를 가겠다는 마음을 갖고 배우자를 찾았기 때문에 오히려 감사했죠”

그렇다면 라오스라는 ‘미지의 나라’에 대한 고민은 없었을까. 이번엔 남편이 거든다.

“선교사는 가라면 가는 겁니다. 그게 하나님의 명령이기 때문이죠. 라오스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별로 없었지만, 어느 국가, 어느 지역이 되었든 파송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었습니다. 라오스가 어떤지 보다 ‘과연 우리가 복음사업을 잘해낼 수 있을까’가 더 걱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 부부가 애초부터 라오스를 자신의 선교지로 마음에 품었던 것은 아니다. 당초 계획은 내년 초 선교사 양성기관에 지원해 체계적인 해외선교를 준비하려던 참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 5월 대륙선교회로부터 라오스선교사 모집 소식을 듣고 ‘이 또한 부르심’이라는 생각이 들어 짐을 쌌다.

다행히 주변에서 많은 이들이 용기와 격려를 보내주었다. 그러나 부모님은 선교사 지원을 반대했다. 어쩌면 당연했다. 이제 겨우 갓 결혼해 양가식구들과 친해지고, 살림도 배워야하는데 결혼 2개월 만에 훌쩍 먼 길을 떠난다니 아들내외에게 서운할 법도 했다. 현실의 고민은 갈등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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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교회에서 설교를 듣고 마음을 굳혔다. 이스라엘 백성의 출애굽을 위해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에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회피하는 모세의 모습에서 선교사 지원을 놓고 갈팡질팡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본 것이다.

그사이 “어차피 너희들의 인생이니 그 뜻을 존중하겠다”며 부모님의 마음도 바뀌었다. 지금은 주변사람들을 만나 라오스 관련 정보나 조언을 구해주는 등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자가 되었다. 자신들의 결정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지해준 부모님께는 지금도 죄송하지만, 감사할 뿐이다.

처음 와 본 라오스는 생각보다 좋았다. 1000명선교사 시절 생각도 많이 났다. 아직은 선교지라는 게 잘 실감나지 않지만, 되도록 빨리 적응하려 애쓴다. 일단 언어를 습득하는 게 초기단계 성공의 관건이다. 그래서 거처도 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민가에 마련했다. 외국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고, 라오어 사용을 생활화하기 위해서다.    

채식식당 사업의 타깃전도 대상에게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전략도 세워야 한다. 캠퍼스 선교를 위해서는 성경절이나 예언의신 구절을 라오스어로 수첩에 적어가 친구나 주변 사람들에게 읽어달라고 하거나, 의미의 해석을 부탁해 접촉해볼 마음이다.  

News_5939_file5_v.png라오스에 파송된 첫 선교사이기에 느끼는 부담도 크다. 자신을 향한 한국 교회와 라오스 성도들의 관심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아직 누구일지는 모르지만, 라오스 복음화를 위해 뒤따라올 사람들을 생각하면 길을 잘 다져놔야 한다는 책임감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부부는 성급한 과욕을 부리지 않으려한다. 언제까지라는 기한이 없기에, 성과에 집착하는 욕심을 버리기로 했다. 그 욕심에 하나님의 뜻보다, 자신의 고집이 깊이 스며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양종갑 선교사는 이를 “차근차근, 천천히, 장기간의 그림을 그려야 할 것 같다”는 말로 표현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한국의 성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가진 것도, 아는 것도, 신앙적인 경험도 그리 많지 않지만, 우리가 지닌 복음을 전하려고 이곳에 왔습니다. 갇힌 신앙이 아닌, 기별이 필요한 곳을 바라보고 전진하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비단 라오스뿐 아니라, 복음이 필요한 세계 각 곳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가정과 교회에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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