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늦깎이 학생들의 ‘소나기 운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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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2.09.26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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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암학교 ‘한마음 체육대회’ 개최 ... 도전을 행동으로!
코트에서는 각 팀의 선수들이 뛰고 구르고 장애물을 넘으며 열띤 경합을 벌이고, 형형색색 유니폼을 맞춰 입은 응원단은 치어리더의 호루라기 소리에 따라 구호와 손뼉을 맞춰 응원에 열중이다.
땀은 뻘뻘 흐르고, 몸은 욕심만큼 따라주지 않아 애를 먹지만 이마저도 즐겁다. 저마다 마치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듯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가득하다.
이들은 ‘청암 한마음 체육대회’에 참가한 청암학교(교장 추세영) 학생들. 비록 갖가지 사정과 형편으로 배움의 시기를 놓쳤지만, 만학의 학구열을 불태우며 공부하던 ‘늦깎이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운동회’를 펼친 것이다.
팀은 중학교 1학년 ‘소통’ 중학교 3학년 ‘나눔’ 고등학교 1학년 ‘기쁨’ 고등학교 3학년 ‘사랑’ 그리고 예술대학 ‘행복’ 팀 등 학년별로 나뉘어 구성됐다. 개회식은 육군 3군 사령부 군악대의 화려한 식전축하공연으로 막을 열었다. 여기저기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어진 체육대회에서는 ‘지구를 굴려라’ ‘복돼지 몰이’ ‘한마음 한 방향’ ‘공주님 모시기’ ‘날아라 신발아’ 등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종목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경쟁과 우열이 아닌, 청암의 이름으로 ‘가족’을 이룬 이들의 잔치였다. 행사에는 교직원뿐 아니라 동문들도 자리를 같이해 우정을 나눴다.
올해는 특히 청암체육관 건립을 위한 ‘만만세 운동’을 선포해 더욱 뜻을 깊게 했다. 학교 측은 체육관이 지어지면 학교발전은 물론, 지역주민의 건강증진 및 사회통합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청암학교는 학업에 한이 맺힌 우리 주변 이웃들이 잃어버린 꿈을 되찾고, 배우지 못한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46년 전 문을 열었다. 서울 변두리의 한 공터에서 천막교실로 시작한 학교는 이후 장족의 발전을 거듭해 지금은 유치원, 중학교, 고등학교, 예술고등학교, 예술대학 등을 갖춘 종합교육기관으로 성장했다.
학생들은 늦은 나이에 시작한 공부지만, 배움을 통해 꿈과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청암은 이들이 지식의 눈을 뜰 수 있게 해주었고, 생애의 변화를 가져다 준 배움의 전당이자 영원한 마음의 안식처가 되었다. 교사들의 열정적 헌신은 이들의 양 어깨에 ‘하면 된다’는 확신과 희망의 날개를 달아주었다.
청암학교는 요즘 ‘소통 나눔 기쁨’의 머리말을 딴 ‘소나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소통과 화합, 나눔과 도움 그리고 기쁨과 감사로 하나되자’는 뜻에서다. 청암가족들은 ‘소나기 운동’이 우리 사회에 행복을 만드는 아름다운 운동으로 퍼져나가길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마음은 설립자 추상욱 이사장의 메시지에도 잘 담겨 있다. 추 이사장은 이날 축사에서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여러분의 도움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이 있다”며 “길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을 옳은 곳으로 돌아오게 하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는 우리 모두가 되자”고 강조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은 ‘청암 한마음 체육대회’는 이렇듯, 학교 구성원의 공동체의식을 함양하고 생활체육을 통해 새로운 전통을 창출하는 꿈과 희망의 현장이었다. 아름다운 도전을 행동으로 실천해가는 청암가족의 열띤 한마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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