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라코리아 ‘사랑의 의료봉사대’ 네팔 봉사체험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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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5.07.0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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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두팔초크 일대 산간오지 이재민에 치유와 온정의 손길 펼쳐
“이런 비극이 다시는 없기를 바라지만, 환란 속에도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과 뜻이 있다면 그것을 발견하고 전진하는 게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다. 여러분의 값진 봉사는 각 지역에 사는 힌두교도들에게 재림교회에 대해 소개하고, 재림교회의 세계적인 봉사활동과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 네팔 섹션 재무 라케쉬 장로
“지진으로 마을이 고립되고, 식량이 떨어졌을 때 제일 먼저 우리를 찾아와 쌀을 공급했던 게 한국 재림교회였다. 이번에도 이렇게 사랑의 손길을 펼쳐주어 정말 고맙다. 여러분의 모습을 보면서 그간 재림교회에 대해 다소 네거티브하게 반응하던 일부 주민들이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며 변화하고 있다. 재림교인으로서 자랑스럽기도 하고, 앞으로 선교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 카핑교회 평신도 사역자 비스노 장로
한국 재림교회와 성도들의 온정이 81년만의 대지진으로 신음하고 있는 네팔 국민을 따뜻하게 어루만졌다. 아드라코리아(사무총장 신원식)는 SDA의사회(회장 전영명)의 협력으로 지난달 1일부터 8일까지 네팔의 신두팔초크 일대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쳤다.
이번에 동행한 의료진과 스태프는 모두 12명. 의사 형제인 신용석 원장(비너스성형외과 / 둔촌동교회)과 신용호 원장(비오성형외과 / 삼육대학교회)을 비롯해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바람직한 의사의 삶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권마태 원장(안양연합치과 / 안양교회),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매번 봉사활동에 빠지지 않는 오창준 원장(오창준외과 / 청량리교회) 등이 의기투합했다.
이와 함께 삼육보건대 간호학과 교수 출신인 김은희 교수(삼육대국제교회)와 보건소장으로 일하다 은퇴한 장진옥 집사(옥산교회), 평소에도 이웃사랑실천에 적극적인 최선혜 약사(둔촌동교회) 등이 참여했으며, 아드라코리아 사무총장 신원식 목사와 네팔사랑선교회 디렉터 송해섭 회장이 인솔자와 현지 가이드 역할로 합류했다. 여기에 신용호 원장과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마송철 의사와 인접 국가인 방글라데시에서 권마태 원장의 제자이자 치과의사인 피다스 씨와 지 기프티 씨 부부가 동참해 힘을 보탰다.
이번 활동은 네팔에서도 지진 피해가 가장 컸던 신두팔초크 일대에서 진행됐다. 수도 카트만두에서 자동차로 4시간을 넘게 달려야 닿을 수 있는 산간 벽지마을인 신두팔초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반인의 접근이 금지됐을 만큼 위험한 곳. 두 차례의 지진으로 1200여명이 목숨을 잃고, 헤아릴 수 없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거의 대부분의 주택이 무너져 생활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은 천막과 양철로 지은 임시 가옥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복구나 구호지원의 손이 미치지 않고 있어 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으며, 여진의 위험이나 치안이 불안정한 지역이다.
아드라코리아 ‘사랑의 의료봉사대’는 이번 기간 동안 고시데카, 카핑, 둠파카르, 시루바리, 답차 등 진앙지와 인접한 5곳의 마을을 방문해 진료활동을 펼쳤다. 이들의 도움으로 이재민과 부상자 1200여명이 치료를 받고, 잃었던 미소를 되찾았다.
특히 아드라 봉사대가 찾은 지역은 대부분 지진 피해 발생 이후 의료진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거나, 후속 진료가 이뤄지지 않아 2차 감염이 우려됐던 고산지역이어서 뜻이 더욱 깊었다. 주민들은 “지진이 일어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의료진이 우리 마을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연신 고마움을 표시했다.
무엇보다 아드라코리아가 지난 4월 말부터 전국 교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네팔 돕기 사랑의 성금 모금을 통해 모인 기금을 기초로 지원이 이뤄져 의미가 깊었다. 의료진은 항공비와 의약품 등을 자비로 부담했고, 아드라코리아는 현지에 필요한 구호물품을 준비해 전달했다. 이들이 건넨 의약품과 구호물품은 실의와 좌절에 빠져 있던 이재민에게 큰 위안과 힘이 되기에 충분했다.
첫 진료지인 고시레카는 580여 가구, 1600명의 주민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전형적인 산촌이었다. 넉넉하지는 않아도 행복을 가꾸며 서로 사이좋게 지내던 이 마을도 지진으로 인해 한순간에 폐허가 되었다. 대부분의 가구가 집이 무너지거나 생활터전을 잃었으며, 그 중 7명이 돌무더기에 깔려 사망했다. 게다가 지진이 일어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의료진이 마을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두 번째로 찾은 카핑은 120가구에 300여명이 살던 고즈넉한 산골마을.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재앙은 이 마을 모든 주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가옥이 무너지며 1명이 목숨을 잃고, 4명이 중상을 당해 카트만두로 옮겨졌다. 크고 작은 부상에 신음하던 주민들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오히려 증상이 더 악화된 경우도 있었다.
둠파카르에서는 마을 보건소를 빌려 진료를 했다. 하지만 말이 보건소지, 창고보다 허름하고 열악한 환경이었다. 변변한 책상과 의자도 없는데다 전기마저 들어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 언제 사용하고 처박아두었는지 모를 각종 집기에는 수북이 먼지가 쌓여 있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하루 350명의 환자를 치료하며 사랑을 실천했다.
시루바리는 신두팔초크 일대에서도 가장 극심한 재난이 발생한 곳이었다. 500여 가구, 1800여 명의 주민 중 74명이 한순간에 목숨을 잃었다. 다친 사람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살아남은 이들은 그나마 목숨을 건진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다행으로 여겼다. 마을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초토화됐고, 학교는 폭삭 주저앉았다. 그나마 수업이 없을 때 지진이 일어난 게 다행이었다. 만약 아이들이 수업 중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최악의 참사가 벌어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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