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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청암중고의 특별한 어버이날 ... ‘사제 세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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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5.05.1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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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교사, 서로에 대한 존경과 섬김의 마음 표현하기 위해
청암중고등학교는 가정의 달과 어버이날을 맞아 지난 8일, 교사가 학생의 발을 씻겨주는 ‘사제 세족식’을 진행했다.
청암중고등학교(이사장 추상욱, 교장 추세영)는 가정의 달과 어버이날을 맞아 지난 8일, 교내 강당에서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교사가 학생의 발을 씻겨주는 ‘사제 세족식’을 진행한 것. 학생 대부분이 60대 이상 노년층임을 감안, 좀 더 뜻 깊은 어버이날을 기념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이 학교 박미경 교사는 “학생들에게 예수님의 마음과 섬김의 자세를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 세족예식이 떠올라 기획하게 됐다”면서 “올해 처음 진행했는데 학생은 물론, 교사들도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눈물을 흘리는 학생과 교사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세족식에는 중고등학교 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137명의 학생이 참석했다. 교사들은 미리 준비한 대야에 물을 담아 학생의 발을 직접 씻겼다. 여기저기에서 감격에 겨워 울음을 터뜨리는 학생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학생들은 “내가 선생님의 발을 씻겨 드려도 시원찮은데, 어떻게 선생님께서 제자의 발을 닦아주실 수 있느냐”며 한사코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교사들은 “오늘 이 시간만큼은 학생이 아니라, 우리의 어버이”라며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남은 생애도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시라”며 어깨를 감싸 안았다.

중학교 1학년의 한 학생은 “이렇게 겸손하게 좋은 일을 하시니 제자된 입장에서 얼마나 감격스럽고 좋은지 말도 못하겠다”면서 “선생님께 가르침을 받고 인생의 한으로 남았던 공부를 하는 것만 해도 좋은데,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죄송하면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감동을 받기는 교사도 마찬가지였다. 학생의 딱딱하게 쌓인 굳은살과 깊게 패인 주름이 교사의 마음까지 찡하게 했다. 교사들은 특별 제작한 카네이션 모양의 배지를 가슴에 달아드리며 ‘어머니 학생’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다.

교사 정종훈 씨는 “대부분의 학생이 교사보다 나이가 많은 우리 학교의 특성상, 평소에는 유대관계를 맺기가 쉽지 않은데 이런 경험을 통해 사제 간의 정이 확실히 더 많이 두터워진 것 같다”면서 “그동안 학생들에게 받은 사랑을 표현하지 못할 때가 많아 아쉬웠다. 오늘을 계기로 서로를 대하는 감사의 마음이 더욱 깊어질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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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청암중고는 이에 앞서 ‘장한 어버이상 및 효행상’ 시상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남다른 사랑과 희생정신으로 자녀교육에 헌신한 70대 이상 학생 가운데 정연숙, 김수남, 서원숙, 김남수 씨 등이 ‘장한 어버이상’을 받았다. 또 부모에 대한 지극한 효행으로 타의 모범이 된 이순덕, 이현태, 정명자, 김정아 씨 등이 효행상을 수상했다.  

추세영 교장은 축사에서 “부모에게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효를 다하고, 자녀를 훌륭하게 성장시켜 행복한 가정을 이루신 여러분이야말로 생명의 보금자리를 가꾸고 참사랑을 실천한 아름다운 분들”이라고 치하하며 “아름답고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 일은 우리 사회를 더욱 행복하고 풍요롭게 가꾸는 초석이다. 그러므로 훌륭하게 가정을 이끌어 오신 여러분이야말로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낸 주인공”이라고 존경을 표했다.

추 교장은 이어 “가정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생의 안식처이자 사랑의 전당”이라며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사랑과 행복이 싹트는 가정을 지키는 어른으로서의 소임을 다해주시리라 믿는다”고 격려했다.

청암중고등학교는 앞으로 매년 어버이날을 기념해 이 같은 행사를 정례화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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