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 ②] ‘지금까지 경험한 재림교회 리더십 유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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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5.10.3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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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토의 ... “여전히 관료주의적 형태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해”
김성익: 재림교회는 조직의 특성상 한국 개신교회에서 풍미했던 카리스마적인 리더십을 허용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종종 초기 대총회장이었던 버틀러처럼 제왕적 리더십이 나타나곤 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다니엘스와 같은 선교적 리더십이 나타날 때마다 교회는 큰 성장을 경험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선교적 비전을 제시하고 교회를 선교적으로 변혁시켜 성도와 목회자들이 선교적 실천에 전념하게 이끄는 섬김의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를 만나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최소한의 전문적인 행정력을 갖추지 못한 지도력 하에서 재정사고나 교리적인 분파운동의 범람, 조직운영과 연관한 상당한 분란 야기 등으로 선교적 에너지가 실종되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이강성: 우리는 흔히들 리더(leader)와 관리자(manager)를 구분할 때, 리더를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 비유합니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다양한 악기와 수많은 연주자들로 하여금 완벽한 하모니를 통해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합니다. 서로 다른 음색을 지닌 다양한 악기들과 각기 다른 배경과 개성을 지닌 연주자들을 조화를 통해 완벽하게 하나로 묶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이것이 진정한 리더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더의 개념에는 비전(vision), 열정(passion), 신뢰(trust)와 활력(verve), 자유로움(freeing)과 성장(growing)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리더와 구성원의 관계는 봉사와 헌신, 맹약(compact)으로 이루어지고, 도덕적·지적·감정적 몰입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에 비해 관리자는 교탁에 서서 학생들에게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시하고 명령하는 교사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관리자의 개념에는 감시자, 판정자, 분석가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통제(control), 정돈(arrangement), 절약(reducing) 등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관리자와 구성원의 관계는 주로 거래나 계약(contract) 관계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살펴보면 재림교회의 리더십은 일률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오케스트라 지휘자형 리더십이라기보다 관리자형 리더십(management leadership)에 가깝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정영수: 전통적으로 재림교회는 강력하고 견실한 제도를 바탕으로 한 관료주의적 리더십 형태를 취해왔고, 현재도 그러합니다. 이것은 현재의 교회조직과 제도 속에서 가장 효과적인 리더십 유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리더십의 유형과 이론에 대한 연구가 재림교회 내에서 그렇게 활성화 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러한 관료주의적, 피라미드식 구조를 변혁시킬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발제자의 발표내용에도 언급되어있지만 최근의 다양한 리더십 이론과 유형들이 등장하지만 실제로 적용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변경할 수 없는 구조적 제도인 것입니다.
각 단계마다, 직위나 직급 그리고 부서에 따라 주어지는 권한과 책임이 있고 중간관리자를 포함한 리더들의 바이블로 ‘Working Policy’ 즉 규정집이 있습니다. 어떤 질문이나 문제가 생기면 그들은 즉시 규정집에 명시된 사항을 제시하고, 규정집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상급 단계에 문의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동안 고객(?)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고 아무런 행동을 취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러한 리더십 유형은 통제와 지배를 필요로 했던 산업화 시대에는 매우 효과적인 유형이었으나 현대는 더 이상 그렇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림교회의 리더십은 여전히 관료주의적 형태의 리더십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변화시킬 수 없는 거대한 공룡 조직 안에서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안만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리더가 가져야 할 본질 – why and what - 은 상실되고 행정자 또는 관리자로서의 역할 – how and when -만 강조되어 참다운 리더가 탄생하기 어려운 문화 속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영일: 연합회장이나 합회장이 보여주는 ‘행정지도자의 리더십’을 직접적으로 경험해 본 적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간접적으로 경험하거나 전해들은 바가 전부인 ‘행정지도자의 리더십’과는 달리 일선 교회에서의 ‘담임목사의 리더십’은 저와 같은 신자들이 실시간으로 느끼고 또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직접 경험하여 아는 리더십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일선 교회에서는 부임하는 담임목사마다 조금씩 다른 유형의 리더십을 보여주십니다. 발제자께서 이야기하신 리더십 중에서는 ‘지배 리더십’ ‘변혁적 리더십’ ‘섬기는 리더십’ ‘영적 리더십’ 등이 저희가 주로 경험하는 리더십입니다.
즉, 어떤 담임 목사님들은 발제자가 발표하신 그대로 지배 리더십을 발휘하십니다. 발제자는 지배 리더십을 시대에 뒤떨어진 부정적 이미지로 묘사하셨지만, 이 지배 리더십도 어떤 시대나 상황, 혹은 어떤 특정한 경우나 교회에서는 대단히 효과적인 리더십일 수 있을 것입니다. 특별히 담임목사가 신자들을 대상으로 영성을 통해 지배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이 지배적인 리더십이 때로 효과적이기도 하지만, 교회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요구와 의견을 하나의 힘으로 묶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경험하게 됩니다. 특히 담임목사가 전문가가 아닌 분야에서까지 신자들을 대상으로 지배 리더십을 발휘하려는 경우에는 교회 안에 심각한 갈등이나 무리가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처럼 교회의 크고 작은 모든 분야에 대해 절대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려는 경우를 저희가 경험하는 부정적인 의미에서의 ‘지배 리더십’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발제자가 바람직한 것으로 묘사한 ‘변혁적 리더십’이나 ‘섬기는 리더십’으로 교회와 신자들을 이끌어 나가는 목회자도 저희는 뵙습니다. 변혁적 리더십이든 섬기는 리더십이든 대체로 이런 리더십을 가진 목회자는 발제자가 언급한 ‘영성 리더십’도 겸하여 지닌 경우가 많았습니다.
주형식: 2차 세계대전 직후 600만 명 이상의 유대인을 학살한 책임자였던 아이히만의 심리를 연구한 한나 아렌트는 조사결과 그가 너무나 평범한 사람임을 발견하고 이런 현상을 ‘사고결여능력(Inability to think)’이라고 했습니다. 나치독일 하에서 독일국민 대부분은 국가조직이 비정상적인 악을 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올바로 인지할 능력이 결여되었던 것입니다. 역사적으로도 강력한 중앙집권체제의 리더십 하에서 이러한 현상은 종종 나타납니다.
재림교회의 리더십은 어떠할까요? 최근의 리더십은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 하에서 조직원이 스스로 조직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고무하는 추세로 향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즉 조직원이 동기부여를 받고 조직의 성장을 위해 함께 기여하는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는 지금, 재림교회는 여전히 강력한 중앙집권적 리더십을 고수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직을 카리스마로 이끌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는 현상, 반대로 이러한 중앙집권적 리더십에 염증을 느끼고 조직에 냉담하며 조직을 비판하거나 조직에서 이탈하려는 현상, 모두 현재 재림교회의 심각한 리더십 위기라 할 수 있습니다. 재림교회라는 조직은 조직원들이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조직의 성장을 위해 개개인이 조직에 기여하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되고 있는가? 여기에 의문이 있는 것입니다.
최성구: 발제문에 나타난 리더십의 유형을 고려해볼 때 재림교회 리더십은 변형된 서번트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서번트 리더십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모델로 하는 ‘섬김의 리더십’을 말하는 것이지 ‘하인의 리더십’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서번트 리더십도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하인의 리더십은 그 단점이 더 강조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현 재림교회의 리더십은 마치 하인이 구성원들의 모든 짐을 다 짊어지고 가는 것처럼 권한의 집중, 업무의 집중, 책임의 집중으로 과도한 짐을 지고 있어서 결코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또한 서번트 리더십은 수직적 관계아래서 효율적 방식으로 처리하던 전통적 리더십에 비해 성과를 말하기까지 비교적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현 재림교회 리더십은 리더의 잦은 교체와 짧은 임기 안에 결과를 내야하는 부담으로 인해 창의적인 사업보다 전통을 답습하는데 급급하여 일부 사람들에 의해 다소 연약한 리더십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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