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재림교 재평가한 ‘비평과 논단’ 신학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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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6.04.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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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림교 이단 규정할 성경적 근거 없다 ... 테러하지 말라” 이단감별사에 공개 경고
기독교신학사상검증학회가 약 30개월에 걸친 ‘재림교회 재평가’ 활동을 마무리하며,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로 한 이날 행사는 시작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게다가 신학사상검증학회 명의의 공식 성명서도 함께 발표될 예정이어서 더욱 궁금증이 크게 일었다.
좌석에는 연구위원, 실행위원,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던 13명의 개신교 목회자와 신학자를 비롯해 300명 가까운 방청객이 빼곡히 들어찼다.
물론 대다수는 재림교인이었다. 일선 교회 목회자와 성도, 신학생 등이 자리해 어떤 내용이 발표될 것인지 예의주시했다. 세계적 이단문제전문가인 행크 해나그래프 박사(미국 기독교리서치연구소 대표)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사회를 맡은 <비평과 논단> 발행인 김경직 박사는 인사말에서 “오늘 집회는 표면적으로는 <비평과 논단> 신학포럼이지만, 기독교신학사상검증학회가 지난 2012년 12월부터 재림교회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보고하고, 최종 발표하는 자리”라고 소개하며 “여러분의 마음에 지지를 표명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창영 박사(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 전 이단상담소장 및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는 축사에서 “이러한 포럼이 열리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교회와 성도와 목회자를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교회연합신문> 발행인 강춘오 목사가 얼마 전 펴낸 <한국 기독교 이단논쟁사>를 소개했다.
김 박사는 “이 책에는 재림교회에 대한 내용이 잘 집필돼 있다. 지금까지 학회에서 재림교회에 대해 여러 번 포럼을 했지만, 이처럼 공식적인 책으로 발행한 적은 없다. 재림교회에 대해 긍정적으로 기록한 책이 시중에 판매되는 건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강춘오 목사(교회연합신문 발행인 / 기독교언론인협회장)는 축사에서 여호수아 22장의 말씀을 언급하며 확인되지 않은 ‘소문’의 폐해를 지적했다. 그는 “한국 교회의 이단 시비는 남의 소문(2차 자료)을 듣고 비판하는 것이다. 오늘 이 자리는 소문을 확인하는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참석자들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열린 이 포럼에서 선포되는 말씀과 진리가 듣는 모든 이들의 영혼에 새겨지길 기도했다. 특히 “옳은 것은 옳다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 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달라”고 간구했다.
이어진 특강에서는 전 한국연합회장 김대성 목사와 행크 해나그래프 박사, 국제복음주의신학회 총재 구본훈 박사(골든빌대학교 총장)가 단에 올라 재림교회가 한국 기독교 사회에서 이단으로 내몰린 배경과 부당성 그리고 이단 규정의 객관성 확보를 위한 제안을 전했다.
재림교회가 이단이 아닌 정통 복음주의 교단임을 공식 인정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에 앞서 이번 활동에 참여했던 실행위원들이 연구 과정에서의 소회를 밝혔다.
홍성표 박사(예일대학원 기독교역사학 교수)는 “사실 처음에는 재림교회에 대해 잘 모르는 가운데 시작했다. 그동안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공부하면서 인식을 바꾸게 됐다. 요즘은 내가 배운 장로교 교리와 한국 교회의 현실 등을 조합해 이해하고 있는 중이다. 신학이 하나님의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에 있어서 우리는 겸손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박사는 김대성 목사가 강연에서 지적한 ‘힘의 논리’에 의해 이단이 규정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일리가 있다”고 공감을 표하고 “일부 이단 감별사들이 신학적 토대 없이 교권을 갖고 상식 밖의 일을 하고 있다. 이단 규정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재평가 되어야 한다. 서로 다름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재림교회를 ‘형제 교회’라고 표현한 그는 “재림교회를 이단이라고 규정할 만한 근거가 없다”면서 “다만, 재림교회 역시 교계와 적극적인 대화의 노력을 모색한다면 어느 교단 못잖게 위대한 교단으로 성장하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서영권 박사(기독교리서치연구소장)는 “오늘 이 자리는 하나님께서 진리를 지키기 위해 하신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대성 박사의 강의를 듣고 가슴 아팠다. 재림교단이 얼마나 오랫동안 눈물을 흘리며 아픔의 세월을 보냈을지 공감한다. 한국 교회는 무엇을 갖고 이단이라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아야 할 것이다. 오늘 일이 세상에 메시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서 박사는 “요즘 한국 교회가 정말 힘들다. 진짜 이단이 교회를 죽이려고 하고 있다. 세상과 시대는 변했고, 신학도 발전했다. 과거의 잘못에 대해서는 반성해야 한다. 잘못을 시인할 수 있는 자가 진리를 아는 자다. 진리를 알고 사랑한다면 진리 속으로 들어가 실천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춘근 박사(전 나사렛신학대학원장)는 “40년간 조직신학과 현대신학, 기독교윤리를 가르쳤다. 박사과정 중에는 한 학기 동안 이단사를 공부했다. 이단 판정 접근이 잘못됐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 김대성 박사의 발제를 들으며 재림교회가 얼마나 많은 고난을 겪었는지 확인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기독교 신앙의 본질적 문제(Essential Issue, Primary Matter)’와 ‘비본질적 문제(Non-Essential Issue, Secondary Matter)’를 나눠 설명한 행크 박사의 강의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일방적 이단 규정은 폭력이다. 신학대학협의회에 삼육대가 들어와 있다. 앞으로 재림교회에 햇빛이 비치리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교계 한 대표적 신학자는 “이단은 사도 신조를 중심으로 한 신앙고백에 기준을 두고 규정한다. 재림교회는 삼위일체를 인정하는데, 안식일 문제가 시비 거리가 됐다. 토요일에 쉬는 미국에선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과거)토요일에 교회를 가면 학교나 직장에서 문제가 되니 (이단이라고)때려잡는 방법이 되었다. 한편으로는 재림교회가 예전에 그런 문제가 생겼을 때 강력하게 항의를 하지 않은 게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이다”라고 결론지었다.
구본훈 박사(국제복음주의신학회 총재)는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의 말씀이 하나도 빠짐없이 이뤄질 때가 주님 오시는 날이다. 하나님의 사랑 속에서 진리를 잘 연구하고 발전시켜 생활의 규범으로 실천하고 있는 재림교회를 왜 그렇게 한국 교회가 맘 아프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싸워야 할 것은 혈과 육에 관한 것이 아니다. 사탄과의 전쟁에서 우리는 힘을 모아야 한다. 오늘 이렇게 문제가 잘 해결돼 다행”이라고 미소 지었다.
김경직 박사는 집회를 마무리 지으며 “재림교회는 한국 교회로부터 반칙을 당했다. 그것도 모자라 소수 인물 - 이단 감별사 -에 의해 테러를 당했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겠나”라고 반문하며 “우리는 이걸 바로잡기 위해 지난 3년간 노력한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한국 교회를 향한 진심어린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카메라를 응시하며 따끔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 교회는 소수의 이단감별사들에 의해 ‘테러’가 이뤄져왔습니다. 테러 그만하세요! 자꾸 테러하면 우리가 그들을 검증할 것입니다. 한국 교회는 회개해야 합니다. 재림교회는 현재의 시점에서 이단으로 규정할 성경적 근거가 없습니다”
교계 중진이 내뱉는 대쪽같은 ‘호통’은 인터넷을 타고 전국으로 생중계됐다. 장내에는 뜨거운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1995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 총회의 일방적 이단 규정 이후 20여년 만에 권위 있는 교계의 초교파 신학단체에서 재림교회를 정통 기독교로 공식 인정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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