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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10년간 장애아들의 손과 발이 된 어머니의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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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6.02.2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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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써 해야 할 일 한 것뿐인데, 명예졸업장까지 주셔서 감사” 목 멘 소감
삼육대는 지난 19일 2015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지난 10년간 장애아들의 손과 발이 되어 학업을 계속할 수 있게 도운 어머니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아들은 중학교까지만 하더라도 친구들과 어울려 축구하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근육이 조금씩 약해지더니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휠체어를 타지 않고는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병원에서는 ‘근위영양증’이라고 했다. 근력이 저하되고 지속적으로 위축되는 희귀질환이었다.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이 건강하던 아들에게 날아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어머니의 힘이 나타난 것은 이때부터였다. 아버지는 학교를 출근해야 하는 교사였기에 24시간 아들을 돌보는 일은 온전히 어머니의 몫이었다. 아들의 근육이 약해지면서 반대로 어머니의 근력이 늘어났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덩치 큰 아들을 돌보기 위해 어머니는 근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아들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 2006년 삼육대 영미어문학부에 입학했다. 하지만 장애를 가지고 대학생활을 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치료를 위해 휴학하기도 여러 번. 그럴 때마다 어머니와 아들은 마음을 굳게 다잡았다.  

어머니는 휠체어를 타야하는 아들이 대학에 재학하는 모든 기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등하교를 함께하며 헌신적으로 학업을 도왔다. 그리고 지난 19일 ‘2015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전신마비 장애를 극복하고, 입학 10년 만에 감격의 졸업장을 가슴에 안았다. 아들의 공부에 대한 강한 의지와 어머니의 헌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김상래 총장은 단상을 내려와 휠체어에 앉은 아들에게 직접 학위증을 수여했다. 아들은 영미어문학뿐 아니라, 사회복지학과도 복수전공했다. 강당을 가득 메운 하객들이 뜨거운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학교 측은 아들의 고통을 함께 견디며, 그 노력의 결실로 마침내 학위과정을 모두 마칠 수 있도록 도운 어머니에게도 명예학사학위를 수여하며, 그 높은 뜻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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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래 총장은 “지난 10년간 이 모자의 모습을 통해 어머니가 아들을 위해 얼마나 강해지고, 얼마나 희생할 수 있는지를 볼 수 있었다. 어머니는 아들이 대학에 출석하는 모든 날과 모든 시간에 언제나 함께 했다. 그러므로 오늘 학위를 받는 아들의 영광은 곧 어머니의 영광”이라고 졸업의 의미를 조명했다.  

그러면서 “아들은 상당한 수준의 영어실력을 갖췄다. 졸업 후 그의 꿈은 공무원으로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일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그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어머니는 “어렵게 공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학교 측에서 따뜻하게 배려해 주셔서 편하게 공부할 수 있었고, 이렇게 졸업까지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아들과 학교를 다니는 동안 정말 행복했다. 엄마로써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이렇게 귀한 영광까지 주셔서 더욱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어떤 게 제일 기억에 남을 거 같냐’는 질문에는 그동안의 노고와 감회가 밀려오는 듯 한동안 쉽게 말을 잊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이 한 것보다 학교 측에서 도움을 주신 게 더 고맙다고 했다. 이제 학교에 나오지 않을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많이 아쉽지만, 아들의 공무원 시험 도전을 위해 옆에서 계속 도울 것이라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 어머니에게 아들은 “항상 저를 도와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눈을 맞추고 인사했다. 이들 모자는 지난 2014년 8월 2일 함께 침례를 받고, 현재 삼육대학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어머니는 이날도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아들의 휠체어를 밀고 강당을 나섰다. 어머니가 아들과 교정을 떠나는 마지막 모습이었다.

■ 학교 측의 요청으로 취재원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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