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규 전 삼육보건대 총장 이임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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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김범태 기자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5.08.2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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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환경변화의 파고 넘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길” 기원
나는 지난 4년 동안 수행해 온 총장 직무 마무리 인사를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 부족한 사람을 기이한 방법으로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섭리와 하나님의 시간에,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하며 영광과 찬송을 드립니다.
고비 고비마다 따뜻한 격려로 힘과 지혜를 더해주신 교단 지도자 여러분과 교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내가 삼육보건대학교 총장으로 자신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동력의 원천이 되고 존재이유가 되었던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모두에게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행복나눔’을 대학경영의 핵심가치로 일해 온 4년이란 기간은 얼핏 생각하면 한 줌 짧은 시간 같지만, 찬찬히 되돌아보니 그렇게 간단하지도 순탄하지도 않은 세월이었습니다. 삼육보건대학교 총장으로서 내가 한 일은 과연 무엇이었는지 되돌아보았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난 4년 동안 나는 “우리 삼육보건대학교는 변화되지 않으면 안된다!”라는 절박한 부담감을 마음 가득 담고 직무를 수행해 왔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학환경은 더 동태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때문에 대학의 미래 불확실성도 그만큼 더 심화되고 있습니다. 2015학년도 입학생이 1명도 없는 초등학교가 120개교, 단 1명뿐인 곳이 144개교, 10명 이하인 학교가 600여 곳이나 된다는 우리나라 교육환경의 현실은, 교육부로 하여금 기회만 되면 대학구조조정을 언급하며 대학의 목을 옥죄게 하고 있습니다.
인구에 회자되던 ‘우리 대학은 언제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우리나라 여러 대학들에서 실제로 현실이 되고, 문을 닫은 대학들이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할 것 없이 여기저기 나타났습니다. 교직원들은 ‘우리는 언제까지 월급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으며, 이런 그들의 불안감이 삼삼오오 모이는 자리에서 심심찮게 토로되는 일상이 되면서, 우리나라 대학사회는 초긴장 상태로 몰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삼육보건대학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삼육보건대학교가 이 험한 대학환경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아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변함없이 견고한 경쟁력을 갖추고 안정적으로 대학이 운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라는 부담감과 정신적 압박은 다른 것 둘러볼 겨를 없이 나로 하여금 ‘대학의 변화와 개혁’에만 몰두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우리 삼육보건대학교가 대외경쟁력과 대내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수요자중심 대학, 즉 우리 대학을 찾아온 학생들과 우리 대학에서 교육받고 배출된 학생들을 취업시켜줄 산업체가 만족할 수 있는 교육과 실습이 이루어지는 대학, 우리 삼육보건대학교를 그런 대학으로 견고하게 세우는 일이야말로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 총장으로서 내가 내린 판단이었고, 그런 마음으로 초지일관 업무를 추진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이것입니다! 대학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부담감과 대학의 변화를 통해 우리 삼육보건대학교가 지속가능한 경쟁력 있는 대학이 되도록 하겠다는 사명감은 총장으로서 내가 내린 크고 작은 모든 결정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어떤 의사결정은 대학의 변화와 교직원들의 자존감 향상 모두에 긍정적이었습니다. 그럴 때는 모두가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상당수의 정책과 결정들은 대학을 변화시키기 위해 교수들과 직원들의 희생이 요구되었고, 때때로 학생들의 양보와 이해도 필요했습니다. 그 중에는 상당수 교직원들에게 마음에 상처가 되고 경제적으로 불이익이 주어질 수밖에 없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호봉이 동결되고 또 누군가는 승진이 보류되어야 하는 강도 높은 개혁안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교직원 업적평가 규정과 시스템을 정비할 때부터 생각했던 예상들은 마음조린 현실이 되었습니다. 피하고 싶은 상황이 현실이 되어 다가왔을 때, 총장인 나도, 외롭고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잠언 29장25절에 ‘사람을 두려워하면 올무에 걸리게 되거니와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는 안전하리라’는 말씀을 의지하고 따르는 일이, 얼마나 모질고 마음 아픈 결과를 감당해야 하는지 절절하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대학의 변화’라는 시대적 명제 때문에 그리고 저의 부족한 리더십과 너그럽지 못한 인품 때문에 마음에 고통을 받은 교직원 여러분들과, 그들 뒤에서 함께 힘들어 하셨을 가족 여러분들에게, 참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마음으로부터 미안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의 심령 심령마다 자비로우시고 은혜로우신 하나님의 성령께서 충만하게 임하시어 아픔과 염려를 치유해주시길 간절히 빕니다.
사랑하는 삼육보건대학인 여러분!
나는 여러분 모두를 여전히 사랑합니다. 학생 여러분 사랑합니다. 교수 여러분, 여러분 모두의 마음을 잘 압니다. 미안하고 사랑합니다. 직원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이제 여러분 모두에게 한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저의 퇴임사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나는 가난한 목수의 칠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목수 아버지의 꿈을 이루어드리기 위해 교육대학에 입학하여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고, 나이 스물세 살에 SDA삼육외국어학원에서 침례를 받고 재림교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학사가 되고 석사가 되고 경영학박사가 되었습니다. 대학교수가 되고, 12권의 전공서적의 저자도 되었습니다. 차도 사고, 아파트도 마련하였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든 것이 갖추어졌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행복해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내 마음은 허전하기만 하였습니다. 그것들을 갖추면 모든 것이 해결되고 마음에 평안과 감사가 넘쳐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무의미하고 무기력한 삶은 그 이전이나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 나를 바꾼 것은 내 생각이 변화되었을 때였습니다. 로마서 8장5~6절 말씀입니다.
‘육신을 따르는 자는 육신의 일을 영을 따르는 자는 영의 일을 생각하나니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이라’.
나는 총장으로 일하는 동안, 육신의 생각을 하며 눈에 보이는 것들, 물질과 명예와 자리를 쫓아가며, 잡히지도 않을 것을 잡고자 하는 마음으로 허전하게 살아가는 우리 대학의 구성원들이 있다면, 그들이 영의 생각을 하며 살고,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먼저 구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정답인생이라는 것을 알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랬을 때 자신도 행복하고, 학생들에게도 그 행복감이 자신 있게 살아있는 모습으로 전달될 수 있으며, 마침내 그 행복을 이웃에게도 나누어 줄 수 있다는 진리를 실천하며 살게 하고 싶었습니다.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는 마태복음 5장16절의 말씀이 이루어지는데 일조하고 싶은 꿈을 꾸었습니다. 이것이 우리 대학경영의 핵심가치를 행복나눔으로 정한 이유였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삼육보건대학교 학생, 교수, 직원 여러분!
나는 이제 여러분 곁을 떠납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다시 여러분을 만날 때 저와 여러분 모두가 지금보다 더 행복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기도합니다. 우리 삼육보건대학교가 대학환경변화의 파고를 거뜬히 뛰어넘어 위기가 복이 되고, 기회로 반전되었다는 간증을 자랑스럽게 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여러분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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