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도 못 말린 ‘캠포리의 조력자’ 서해삼육고 봉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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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6.08.1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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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에 예수님 사랑 전하려 방학 반납하고 마달피로 GO~
감색 티셔츠를 입은 앳된 얼굴의 청소년들이 연신 이마 위로 흘러내리는 굵은 땀방울을 닦아내며 아이들을 조력하고 있다.
언뜻 봐도 패스파인더 대원은 아니다. 그렇다고 교관이나 지도교사의 ‘포스’는 풍기지 않는다. 관계자에게 물으니 “서해삼육고 봉사대원”이란다.
폭염경보 속에서도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느라 티셔츠는 물론, 손수건까지 금세 땀으로 흥건하게 젖었다. 얼굴도 벌겋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밝은 미소의 표정에는 남모를 보람과 기쁨이 가득하다.
이번 캠포리에 봉사대원으로 함께한 서해삼육고 학생은 모두 12명. 짧은 방학도 반납한 채 어린이들의 마음에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선의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마음에 달려왔다. 남학생은 주로 아웃도어에서, 여학생은 기능부스에서 보조교사로 참여했다. 이들의 도움으로 300여명의 패스파인더와 어드벤처러 대원은 물론, 지도교사가 큰 힘을 얻었다.
대원들은 일주일 전 미리 마달피수련원을 찾아 답사를 하고, 아웃도어 프로그램의 규칙을 익히는 등 사전준비에 만전을 다했다. 학교에서는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모여 노래와 율동을 연습했다. 캠포리에 도착해서도 각 부스의 지도교사에게 해당 활동의 특징과 기능을 배웠다.
일과는 새벽 5시부터 시작됐다. 오전 6시 기상 및 점호, 상기식으로 이어지는 스케줄을 무리 없이 소화하려면 아이들보다 적어도 1시간은 먼저 잠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 수고가 당연했다. 경배와 찬양을 지도하고, 식사질서를 돕고, 부스활동에 참여하는 등 익숙하지 않은 생활이 힘에 부쳤지만, 어린이들의 때 묻지 않은 미소만 봐도 힘이 절로 났다.
오후 10시 클럽별 기도회와 점호를 끝으로 공식 일과가 마쳐지면, 따로 모여 하루를 되돌아보며 피드백을 나눴다. 잠자리에 누우면 자정을 넘기기 일쑤였다. 게다가 벌에 쏘이는 예기치 않은 어려움도 겪었고, 때론 식사도 대충 때워야 할 만큼 빡빡한 일정에 치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을 괴롭힌 건 따로 있었다. 기록적인 무더위였다. ‘뭐가 제일 힘드냐’고 물으니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폭염이요”라고 이구동성이다. 불편한 잠자리나 식사라는 답이 돌아올 거라 예상했는데, 빗나갔다. 하긴, 잠시만 서 있어도 구슬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를 정도니 그 마음이 이해가 된다.
이런 맹렬한 더위를 견딜 수 있는 건 자신들이 조금만 더 노력하면 아이들에게 구원의 약속을 소개할 수 있다는 사명감이다. 그리고 그 천진함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서툴지만 열심히 율동을 따라하고, 목청껏 찬양하고, 준비한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엔도르핀이 절로 솟는다.
대장 최수빈 양을 비롯한 김나영 양과 박다인 양, 이소영 양은 고3 수험생이다. 1학년 때부터 봉사대에 참여했다. 수험생이라는 ‘신분’이 혹, 부담스럽지는 않았을까.
“물론 그런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죠. 하지만 매년 했던 활동이기 때문에, 망설일 이유가 없었어요. 올해가 고등학교 마지막 해인데, 수험생이라는 이유로 참가하지 못한다면 너무 아쉬울 것 같고, 평생 후회할 것 같았죠. 학창시절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어서 의기투합 했습니다”
청량하게 까르르 웃는 모습에 더위가 씻긴다.
누군가 “보충수업도 해야 하고, 아까운 시간을 쪼개서 왔지만, 봉사활동이니까 오히려 더 흐뭇해요. 잠시 공부생각은 접어두고, 아이들이 평생 안고 갈 수 있는 추억을 선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라며 거든다.
그사이 흠뻑 정든 패스파인더 대원들과 헤어지려니 여간 아쉽고 섭섭한 게 아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음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니 없던 힘도 불끈 솟는다.
김한별(고1) 군은 “여러모로 부족한 우리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지도와 통솔에 잘 따라준 아이들에게 고마워요. 그런 순수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더 많이 감동을 받고, 신앙의 의미를 발견한 것 같아요. 언제나 모든 면에 열심히 해서 발전하는 서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바랐다.
김나현(고1) 양과 장소희(고2) 양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곳에서 만난 아이들이 잘 자라서 나중에 자신처럼 하기 봉사대원으로 캠포리에 참가했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그렸다.
이들은 이런 특별한 기회를 통해 학교의 신앙교육과 인성교육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 좋다고 했다. 특정 기관이나 단체에서 하는 봉사보다 훨씬 다양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대원들 모두 공감한다는 듯 일순 고개를 끄덕였다.
합회 청소년부장 김현태 목사는 “절로 혀를 내두를 만큼 무더운 날씨에도 스스로 무언가를 해보려고 최대한 시도하는 모습을 보며 감동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이번 캠포리의 주제가 ‘하늘을 향한 비전을 펼쳐라!’였는데, 이들이 장래 패스파인더 지도자로서의 비전을 갖게 되었길 바란다”는 격려를 보탰다.
서해삼육고는 올 여름방학 16개의 지역과 교회에 140여명의 학생을 봉사대원으로 파송했다. 전교생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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