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우정’ 장애학생도우미에서 둘도 없는 친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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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6.04.2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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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봉사자 모두 만족하는 삼육대 ‘장애학생도우미’ 제도
특히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나 서비스, 편이성 증진뿐 아니라 비장애인에 대한 장애인식개선 활동을 체계화하고 있다.
다양한 제도개선과 시책 중에서도 ‘장애학생도우미’ 제도는 이용자와 봉사자 모두의 만족을 끌어내고 있어 주목을 끈다.
■ “친구와 마라톤 도전이 꿈” ... 이성훈, 손윤수 군
‘장애인의 날’을 앞둔 지난 18일 삼육대 캠퍼스에서 휠체어를 타고 있는 이성훈(경영학과) 군과 그 휠체어를 밀고 있는 손윤수(신학과) 군을 만났다. 휠체어만 빼면 서로 짓궂은 장난을 치며 노는 모습이 여느 평범한 20대 남자 대학생들과 다르지 않다.
둘의 만남은 장애학생과 장애학생도우미로 시작했다. 혼자 수업을 듣기 어려웠던 이 군은 대학 장애학생지원센터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고, 손 군이 도우미로 매칭 되어 인연을 맺었다. 처음에는 이 군이 낯을 많이 가렸지만 손 군이 열심히 말을 걸며 노력한 덕분에 마음의 문을 쉽게 열 수 있었다.
이 군은 고3때 갑작스러운 사고로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후천적으로 장애를 입은 탓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손 군은 이 군의 이런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손 군의 동생도 후천적 장애가 있어 그 아픔을 알기 때문이다.
올해로 장애학생과 장애학생도우미로 인연을 맺은 지 3학기 째, 이제는 둘도 없는 친구사이가 됐다. 손 군은 수업 중에는 손이 불편한 이 군을 위해 대필을 해주고 이동 중에는 휠체어를 밀며 이 군을 세심하게 배려했다. 대신 장애인이라고 특별하게 대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손 군은 “몸이 불편한 것 외에는 전혀 다른 점이 없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과 똑같이 대한다. 장애학생도우미를 하며 이 친구를 알게 되어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성훈이와 마라톤을 꼭 한 번 같이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친구를 바라보며 이 군은 “윤수와 함께라면 무엇이든지 자신 있다”고 활짝 웃었다.
■ “장애인 인권 향상에 더 많은 관심 갖길” ... 3년째 장애학생도우미 봉사하는 김지현 양
보건관리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김지현 양도 장애학생도우미로 활동하며 남다른 보람을 느낀다. 올해로 벌써 3년째 봉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도움이 필요한 장애학생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이었지만, 이제는 학교생활을 함께하는 좋은 벗이 됐다.
김 양이 이 활동을 시작한 것은 한 장애학생의 부탁 때문이었다. 우연히 같은 과 친구와 그 친구가 도와주는 장애학생을 만났는데, 영어수업을 혼자 따라가기 버거워 이를 도와줄 사람을 찾고 있더라는 것. 영어특기자였던 그녀는 수업 내용을 대필해 줄 수 있는지 묻는 이들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줬고, 이를 계기로 지금까지 장애학생을 계속 돕고 있다.
가냘픈 몸으로 휠체어를 밀고 강의실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는 일이 제법 힘에 부칠 듯하지만 “하나도 힘들지 않다.”며 손사래를 친다. ‘언제 제일 보람을 느끼냐’고 묻자 “도움을 준 친구가 공부를 열심히 할 때 가장 뿌듯하다.”며 활짝 웃는다.
그런 김 양에게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있다. 자폐 증세를 가진 친구의 도우미를 맡게 됐을 때다. 순수하고 뭐든 열심히 하는 열정적인 친구였다. 한번은 영어 튜터링 시간에 5분 동안 대본 없이 영어로 발표하는 학기말 과제가 주어졌다.
비장애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그녀는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친구와 대본을 적고 함께 암기했다. 연습장이 ‘깜지’가 되도록 단어와 문장을 쓰고 외우기를 반복했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 친구는 완벽하게 과제를 수행할 수 있었다.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발표하는 모습에 지도교수는 물론, 동료들도 모두 크게 박수를 쳐주었다. 자신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을 테지만, 그녀는 오히려 친구가 고맙고 대견했다며 미소 짓는다.
김 양은 장애학생과 함께 학교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자신이 더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한다. 장애학생도우미 활동을 통해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이나 장애인의 불편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은 감사한 일이다. 자신이 내민 작은 수고의 손길로 누군가 도움을 받고, 학교생활을 잘 해가는 모습을 보면 마치 자기 일처럼 기쁘다.
“장애인은 우리와 다를 것이 없는 평범한 사람이에요. 단지 몸이 좀 불편할 뿐이죠. 그렇다고 해서 결코 어려운 상대가 아닙니다. 오히려 정말 여리고 순수하답니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장애인 인권 향상과 복지 증진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삼육대에는 이들과 같은 장애학생도우미 45명이 활동하고 있다. 학생지원처장 김용선 교수는 “학생이 행복할 때까지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다양한 방법으로 장애학생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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