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조선일보 춘천마라톤대회 참가한 ‘서울삼육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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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6.11.0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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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교사 등 150여명 출전 ... 고3 수험생 수능 응원 한마음
‘김나리 홍새별 수능 대박!’
‘이소현 안서연 합격 예약!’
지난달 23일 조선일보 춘천국제마라톤대회 현장. 주황색 유니폼을 입고 출발을 기다리는 인파 중 유독 눈에 띄는 청소년들이 있었다.
배번에는 ‘선배님! 수능 대박을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 있었다. 한 달도 남지 않은 고3 수험생들의 수능을 응원하기 위해 참가한 ‘서울삼육 가족’이었다.
서울삼육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이날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150여명이 출전했다. 단체 참가자 중 두 번째로 많은 규모였다. 공지천교를 출발해 국악예술회관 – 송암스포츠타운 입구 반환점을 돌아오는 10Km 구간을 한 사람도 낙오하지 않고 전원 완주했다.
서울삼육이 이 대회에 참가한 것은 올해로 세 번째. 2014년 50여명이 도전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27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고등학교까지 합세했다. 특히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뛰면서 의미를 깊게 했다.
서울삼육고 김길환 교장은 고질적인 골반뼈힘줄염증과 퇴행성관절염으로 평소에도 조금만 무리하면 극심한 통증이 몰려오지만, 수험생들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격려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기꺼이 동참했다. 김 교장은 절대 무리하지 말라는 담당의사의 만류에도 대회 2주 전부터 하루 5-6Km씩 달리며 꾸준히 준비해 1시간15분의 기록으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고3 학생 268명의 이름이 적힌 배번을 직접 챙긴 김 교장은 레이스 내내 밀려드는 고통에 괴로웠지만, 수능을 앞둔 제자들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학생들이 혼자 외롭게 공부하는 게 아니라, 자신과 같은 마음으로 뛰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걸 몸소 전달하기 위해서다.
학생들도 배운 게 많다. 이번에 처음 마라톤을 뛰어봤다는 윤재원 군은 “쌀쌀한 날씨에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해냈다는 성취감에 기분이 좋다.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어 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내년에도 꼭 다시 도전하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조신원 양은 “골라인에 들어설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짜릿했다. 처음에는 내가 완주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뛰다보니 이겨낼 수 있었다. 고3 수험생들이 목표한 대학에 다 진학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뛰었다. 인내력이 약했는데, 끈기를 배운 것 같아 보람차다”고 말했다.
장진혁 군은 “마라톤 첫 도전이어서 그런지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유혹도 많았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해내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되새겼다. 고3 선배들이 마라톤을 완주하듯 끝까지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좋겠다”며 미소 지었다.
아들 경수 군과 함께 참가한 아버지 정동우 시와 어머니 김정은 씨는 “가족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쌓은 것 같아 즐거웠다. 가족관계가 더욱 돈독해진 것 같다. 이런 기회를 마련해주신 학교 측에 감사한다. 대입을 앞두고 수험생에게 좋은 기운이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달렸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부모님도 자녀들과 함께 참여해보길 권유한다”고 전했다.
아이들을 지도하고 인솔한 임정우 체육교사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재작년에 뛰어본 아이들이 마라톤의 성취감과 즐거움에 ‘중독’돼 연속해서 참가 신청을 하고, 처음 뛰어보는 아이들은 친구들의 좋았다는 말에 앞 다퉈 참가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삼육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소중한 경험과 추억을 가질 수 있도록 이 같은 마라톤대회에 꾸준히 참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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