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16년의 사랑’ 러브 찬양선교단 감사음악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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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6.09.0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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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선교, 그 본질을 묻다 ... ‘무엇이 여러분을 여기까지 인도했나요?’
캠포리 소대장으로 활동하며 매일 새벽 5시30부터 밤 12시가 넘어서까지 아이들을 위해 땀 흘렸던 이들은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를 다한 후에 인터뷰를 하겠다며 한동안 기자를 만나주지 않았다. 그 때문에 자정을 넘어선 늦은 시간에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
그 후에도 야영회나 청소년 집회에서 종종 이들을 볼 수 있었다. 그때마다 멤버는 조금씩 바뀌어도 열정은 변함없었다. 그 이름처럼 예수님의 사랑을 이웃과 나누기 위한 마음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교내 중창단으로 시작했다는 이들은 청소년 ‘경배와 찬양’ 전문사역팀으로 활동하며 각종 집회에서 재림의 약속을 노래했다. 다른 문화사역단체들이 공연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과 달리, 이들은 지역교회 방문이나 어린이사역 지원, 혹은 야영회교사 등으로 직접 선교활동에 참여하는 점이 두드러졌다.
그렇게 자신의 삶을 이끌어주는 찬양, 그 찬양을 하게 해 준 고마운 사람, 그들을 알게 하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을 노래한 게 벌써 16년이나 흘렀다. 앳된 중고생이었던 단원들은 이제는 어엿한 사모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 전도사로, 약사로, 대학생으로 자랐다. 한국삼육중.고 찬양선교단 ‘LOVE(이하 러브)’ 이야기다.
‘러브’는 지난달 20일 서울 청량리교회 연회장에서 감사음악회를 열었다. 그동안 몇 차례나 이런 시간을 갖고 싶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러다 “더 늦기 전에 함께 찬양하고 싶다”는 누군가의 말에 ‘사고’를 쳤다. 곧 두 명의 멤버가 결혼을 앞두고 있어 더 이상 다음을 기약하기도 힘들었다.
솔직히 걱정도 많았다. ‘정말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스스로도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이들의 마음엔 예수님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실력을 과시하고, 뽐내는 자리가 아닌, 우리 삶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을 향한 감사의 자리라는 것을 되새겼다. 그러니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꿈의 무대’는 그렇게 시작했다. 고민과 갈등을 거두니 의욕이 솟았다. 바쁜 일상을 쪼개 노래에 옷을 입히고, 호흡을 맞췄다. 맏언니 김경민 사모는 경남 통영에서 올라오는 열의를 보였다. 사정상 회의나 연습에 참여하지 못할 때는 문자메시지와 영상통화로 대신했다. 마치 학창시절로 되돌아간 듯해 그마저도 즐거웠다.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커져서 깜짝 놀랐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선생님과 목사님 그리고 연인이 잊지 않고 찾아와 주었다. 지금은 각자의 삶이 바빠 가끔씩 얼굴 보며 밥 한 끼 나누는 것도 힘들지만, 소중한 인연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슬라이드처럼 지나는 지난날의 추억이 보석처럼 반짝였다. 이들이 보내는 박수와 환호에는 따뜻한 정겨움이 묻어있었다.
아예 처음부터 “저희가 노래를 잘하지는 못합니다”라고 이실직고했다. “안식일학교 순서보다는 한 단계 높고, 음악회보다는 한 단계 낮은 순서”라고 했다. 놀랍게도 정말 그랬다. 하지만 실력이 중요한 건 아니었다. 마음의 중심을 보시는 여호와께서 이들의 목소리에 실린 찬양의 산제사를 기뻐 받으셨을 것이기에 그렇다.
이날 음악회가 더욱 의미 깊었던 까닭은 단원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마음을 담은 가사를 직접 쓰고, 작곡을 전공하는 김종민 군이 곡을 만들었기 때문. 물론 ‘모두 나와 노래해요’ ‘오, 주 나의 주’ 등 기성 찬양곡도 있었지만, 약 1시간30분의 공연을 오롯이 자신들이 만든 창작곡으로 채웠다. 이들의 찬양은 간증이고, 고백이었다. 그래서 감동은 더 컸다.
처음부터 끝까지 공연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감사’였다. 세월이 흘러도 이렇게 찬양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 음악과 그 아름다움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좋은 친구가 곁에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 언제 만나도, 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 그리고 애정 어린 손길로 믿고 지지해준 부모님과 가족, 소중한 선생님에 대한 감사. 무엇보다 늘 찬양할 수 있도록 인도하신 하나님에 대한 감사가 녹아 있었다.
화려하게 드러나진 않았어도 그 안엔 ‘사랑’을 말하고 있었다. ‘러브 찬양선교단’과 함께 해서 우리의 인생이 이만큼 더 따뜻해졌다는 고마움과 오늘 맞잡은 이 손을 하늘나라에서도 함께 잡고 찬양하자는 기대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이들의 마음은 이젠 훌쩍 자란 아들과 딸을 바라보는 부모님에게 위로가 되었다. 어느 어머니의 고백이다.
“마치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걱정하며 키웠어요. 그런데, 이렇게 잘 자라준 모습이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친구들과의 우정을 변함없이 유지하면서 협력하고 연합해 이런 자리를 만들었다는 게 기특하고 대견하네요. 하나님 보시기에 얼마나 든든할까 생각하면 무척 감사합니다. 이 자리에 계신 부모님들께서도 이들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며 여기까지 왔을 거라 생각하는데, 이제는 우리가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위로를 갖게 됩니다”
초청장을 받고, 떠나지 않았던 궁금증이 있었다. ‘많은 청소년이 학교 졸업과 동시에 교회도 졸업한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러분을 이처럼 교회의 건강한 청년으로 이끈 원동력은 무엇인가?’라고 묻고 싶었다. 주말 저녁, 식사도 거른 채 꾸역꾸역 찾아간 이유도 그 답을 듣고 싶어서였다. 굳이 질문을 던지지 않아도, 음악회 말미에 정답을 찾을 수 있었다.
“여전히 많이 부족한 입술이지만 마음을 모아 드린 찬양을 하나님께서 사랑으로 들어주셨으리라 믿습니다. 저희는 이 자리에 앉아 계신, 아니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우리를 위해 사랑으로 보듬고 이끌어주신 모든 분들을 기억합니다.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학창 시절, 매번 방학 때면 어김없이 떠났던 여름봉사대를 반대하지 않으시고 기꺼이 보내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직접 체험하고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사랑으로 저희가 이 자리에 이렇게 서 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승님과 목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어리고 미숙했던 저희를 인정해 주셨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을 때면 언제나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손을 내밀어 주셨습니다. 고민이 있을 때면 흔쾌히 함께 기도해 주셨습니다. 우리를 옳은 길로 인도해 주시기 위해 애쓰신 그 사랑을 압니다. 그 사랑을 받아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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