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 탈북인 이채윤 사모 눈물의 사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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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8.04.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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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그리던 가족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잠 못 이룬 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며 ‘판문점 선언’을 하는 역사적인 모습을 지켜보면서 마치 통일이 눈앞으로 성큼 다가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채윤 사모는 탈북인이다. 조선족 남편을 만나 한국에 정착한 후 자신과 같은 처지의 새터민을 돕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 교회 역시 한국 사회에 정착하는 조선족과 탈북인 선교를 위해 2016년 북아태지회의 선교자금을 지원받아 문 열었다.
이 사모는 텔레비전 생중계를 지켜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각 계단을 내려오고, 문재인 대통령과 반갑게 웃으며 악수를 하고, 심지어 문 대통령에게 ‘깜짝 월경’을 제안하거나 수행원도 없이 산책을 하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모두 꿈만 같았다.
마음을 진정시키려 해도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여전히 고향에 남아 있는 사랑하는 부모님을 이제 곧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설렘에 묵었던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가족 간 서신교환이나 왕래만이라도 어서 속히 이뤄졌으면 하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다.
마침 그 전날, 북한에 있는 친정아버지와 어렵사리 통화를 할 수 있었기에 이날의 회담이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어쩌면 평생 만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체념하고 있던 부모님을 이젠 살아생전에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가 들면서 가슴 벅찼다.
그런 아내를 보는 남편의 마음도 먹먹했다. 김성원 목사는 “믿을 수 없는 일이 정말 현실이 됐다. 솔직히 텔레비전을 보면서도 잘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예전에는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공포정치를 일삼는 독재자의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번 회담에서 그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하는 첫 순간부터 북으로 돌아가는 모습까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루 동안의 일정과 과정을 지켜보면서 김 위원장이 이번엔 왠지 가식적인 쇼가 아니라 뭔가 중대한 결정을 하려고 이 자리에 나왔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했다.
교회에서도 화제는 단연 남북정상회담이었다. 28일 안식일 예배 후 식사를 위해 삼삼오오 둘러앉은 한빛쉼터교회 성도들은 회담이 놀라운 성과를 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교회에는 조선족뿐 아니라, 탈북인 대학생이 여럿 다니고 있다. 이들은 “머잖아 고향의 부모 형제를 만날 수 있는 계기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된다”며 두 손을 모았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탈북자’라는 표현을 스스럼없이 먼저 사용했다는 보도에 놀라워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오면서 보니 실향민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의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분들도 우리 오늘 만남에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탈북자의 존재를 언급했다는 것 자체가 북한의 사회주의 계획경제 시스템이 실패했음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 아니어서 김 위원장의 입을 통해 ‘탈북자’라는 단어가 직접 나온 건 꽤 놀라운 일이다.
김상원 목사는 ‘앞으로 이 문제가 어떻게 풀려가길 바라냐’는 질문에 “당연히 남북의 주민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그게 가장 좋다. 그러면 선교와 복음의 문도 자연스럽게 열릴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 목사는 “이번에 ‘만리마 속도전’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젊은 패기를 갖고, 뭔가 빠른 시간 안에 결과를 추진해 내려는 게 보였다. 어쩌면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그런 날이 더 빨리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우리 재림교회와 성도들이 더 깨어야 한다. 나라를 위해서도 각성하여 기도하고, 복음전도를 위해서도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문이 열릴 때 하루라도 먼저 들어가 사역할 수 있는 선제적 자세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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